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가 순항하고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매출과 수익에서 최고 기록을 냈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CEO가 PC시장의 우위를 지키면서 모바일사업 비중을 확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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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
레노버가 올해 1~3월 3개월 동안 매출 94억 달러을 냈다고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 늘어난 1억5830만 달러다.
양 회장은 “레노버가 지난해 매출 및 수익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며 “이는 레노버가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레노버가 PC시장의 우위를 지키면서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사업 비중을 높여 좋은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레노버는 1~3월 PC시장점유율 17.7%로 전 세계 1위였다. 지난해 총 5500만 대의 PC를 팔았다. 미국에서 PC 출하량은 애플을 뛰어넘어 3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3% 늘어난 1290만 대에 이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년 전 3.6%에서 1%포인트 증가했다.
양 회장은 IBM의 PC사업부 인수와 모토로라 인수를 주도한 주역이다.
양 회장은 2005년 당시 사장 시절 사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IBM PC사업부를 17억5천만 달러에 사들였다. 양 회장은 이어 매년 10억 달러 적자를 내던 이 부서를 곧바로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 인수는 레노버를 글로벌 PC기업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레노버는 PC업계에서 1위에 올라서며 중국 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양 회장은 지난 1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29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는 이번 인수의 목적은 스마트폰시장에서 레노버의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 12일 “제품 혁신성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출 수 있는 노하우는 레노버에만 있다”며 “이를 통해 값싸고 혁신적인 모바일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1989년 레노버에 입사했다. 그 뒤 레노버의 PC사업을 이끌었다. 2011년 11월 류촨즈 레노버 창업주가 물러나면서 양 회장은 그 자리를 물려받아 최고경영자가 됐다. 포브스 중문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중국 기업 최고경영자 연봉 순위’에서 양 회장은 8959만 위안으로 1위를 차지했다.
양 회장은 레노버의 장밋빛 미래를 내놓았지만 암초들은 많다.
우선 레노버의 PC사업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레노버는 전체 매출 중 80%를 PC시장에서 낸다. 이번 분기에도 PC사업의 경우 시장점유율은 늘어났으나 PC 출하량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7% 줄어들었다. PC시장은 2006년 이후 2천억 달러 초반에 정체됐다가 지난해 처음 1900억 달러대로 무너지는 등 축소되고 있다.
PC시장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해 모바일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모토로라 스마트폰이 자리 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모토로라는 구글 아래 있던 지난해 신제품 ‘모토X’를 내놓았지만 전체 매출은 2012년보다 약 30%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저가 스마트폰 모토G도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양 회장은 PC와 모바일을 결합한 ‘뉴플러스’ 전략을 레노버의 향후 성장동력으로 내놓았다. 그는 실적발표 후 서버 컴퓨터와 데이터 전자 저장기기 및 인터넷 데이터 저장소 사업 등 PC와 모바일 융합이 필요한 뉴플러스 전략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