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사모펀드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 확장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모펀드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12일 메리츠증권과 한진칼 주식 550만 주를 담보로 계약을 맺었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전 반도건설 회장 |
그레이스홀딩스는 이 계약을 통해 13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계약을 맺은 시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날이다.
KCGI 관계자는 “유상증자 등으로 한진칼에 돈을 넣어줄 상황이 생길 것 등을 대비해 미리 현금을 마련해 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도 10월29일 우리은행(30만 주), 한국캐피탈(2만8천 주), 상상인증권(3만 주) 등에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항공업계에서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물려받은 재산의 상속세를 내기 위한 용도일 수도 있지만 KCGI의 현금 확보와 맞물리면서 경영권 분쟁을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자연합은 최근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신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면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3자연합은 2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한 한진칼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들고 한진칼에 신규이사 선임과 정관변경을 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놓고 있다.
3자연합은 현재 한진칼 지분을 45.23% 쥐고 있고 조 회장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1.78%를 들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5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참여하면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돼 경영권 분쟁이 끝날 수 있어 3자연합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