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따르면 카지노사업으로 잘 알려진 마카오를 벤치마킹해 전통문화 공연과 전시 등으로 코로나19 뒤 해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대상으로 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내놨고 이에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화답하며 검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방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실적을 회복하는데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가 완전히 풀려 카지노를 즐길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기까지 이를 대체할 가족 단위 국내관광객을 모을 복합리조트와 같은 사업 다각화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와 같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카지노사업을 하고 있는 파라다이스는 영종도에 세운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2019년 4월 전면 개장하면서 대규모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났다.
파라다이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794억 원, 영업이익 518억 원을 냈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24.3%, 영업이익은 2058.3% 증가했다.
카지노는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하지만 복합리조트로 국내 가족단위 관광객도 늘어나며 실적 확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카오에서 카지노사업이 활성화된 것도 복합리조트로 가족단위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도 2015년 영종도 복합리조트사업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결국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복합리조트사업을 이미 한 차례 검토해 접은 만큼 다시 나서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수익성이 좋지 않더라도 3년 임기의 사장이 독자적으로 나서 새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복합리조트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실적 회복의 열쇠는 ‘코로나19의 종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가격리 기간 축소 없이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고객이 전무해 실적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적극적 구조조정 없이는 4분기까지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은 8월 기준 7만4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2만9천 명과 비교해 95.4% 감소했다.
외국인 입국자 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월부터 감소했다. 2월 71만9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뒤 3월 36만1천 명, 4월 3만5천 명으로 급감하다 5월에 3만7천 명, 6월 4만2천 명, 7월 6만8천 명 등을 보이다 겨우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몇몇 나라들과 출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조치를 하지 않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05년 영업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260억 원, 영업손실 473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4% 감소하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907억 원, 영업이익 968억 원을 거뒀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전통문화 공연 개최 등은 아직 검토 단계다”며 “코로나19 확산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