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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제 대선주자 선두권에, 국민의힘 반가운 만큼 불안도 크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1-11 16: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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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선거후보 지지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특히 국민의힘은 강력한 대항마의 등장이 반갑기는 하지만 자칫 윤 총장의 약진이 당내 대선주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는데다 막판 낙마할 경우 대선 필패를 낳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시선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이제 대선주자 선두권에, 국민의힘 반가운 만큼 불안도 크다
윤석열 검찰총장.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국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길리서치의 다음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24.7%의 응답을 받으며 선두에 올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2.2%)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18.4%)보다는 앞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5.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2%), 심상정 정의당 의원(3.4%) 등이 뒤따랐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보수층의 지지가 윤 총장을 중심으로 결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수야권으로서는 오랫동안 인물난을 호소했던 터라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가뭄에 단비일 수 있다.

하지만 보수야권이 윤 총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만큼이나 불안도 서려있다.

야권의 대선 경쟁구도가 독주체제로 굳어지면 다른 대선주자들이 자라날 여지가 줄어들고 윤 총장의 정치 운명에 보수진영 전체의 앞날이 좌우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야권의 대선주자 면면을 살펴보면 국민의힘 안에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당 밖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다소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윤 총장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다.

보수야권 안에서는 윤 총장이 대선구도에서 ‘수족관의 메기’ 같은 역할을 해 다른 대선주자들의 분발을 촉발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윤 총장이 커질수록 다른 대선후보들이 가려지고 있다.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상승효과를 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 총장 현상에 국민의힘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라며 “윤 총장의 지지율 급등이 가뜩이나 힘겨운 도토리 후보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아예 도토리 싹까지 잡초 제거하듯 뿌리째 뽑혀버렸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윤 총장이 심한 정치적 타격을 입어 대선 경쟁에 참여하지 못하면 보수야권으로서는 경쟁력을 갖춘 대선주자를 만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윤 총장과 같은 정치권 외부인물이 정치권 ‘벼락 스타’가 됐다가 저문 일이 적지 않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도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일이 있지만 각종 공격에 시달리다가 대선행보를 본격화하기도 전에 불출마한다는 뜻을 밝혔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한동안 대선주자 1위를 지킨 적이 있지만 총선 참패 이후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윤 총장과 관련된 수사와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한 요소다.  

대선주자로 떠오를수록 여권의 윤 총장을 향한 공격도 더 거세질 수 있는 만큼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기도 전에 정치적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낙연, 이재명 두 인물이 경쟁구도를 이루는 민주당과 비교했을 때 윤 총장의 독주가 굳어지는 보수 야권의 대선구도는 큰 불안요인을 안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역시 속내가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윤 총장의 정치적 지지율을 띄워준 게 다름 아닌 정부·여당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부터 윤 총장을 ‘때리면 때릴수록 커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제 여권 대선주자들까지 제치며 위협적 존재로 부상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권에 칼을 겨누는 윤 총장을 두고 더 강하고 확실한 수를 둘지 아니면 무시하는 전략으로 사그라들게 만들지 여권의 셈법도 복잡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덕”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공격이 윤 총장을 키워줬다고 바라봤다. 

이에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7~9일 만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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