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오 신라스테이 대표가 저렴한 숙박비와 고급스런 침구류라는 신라스테이의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2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라스테이는 장기투숙서비스와 침구류 구독서비스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10월 신라스테이는 이벤트 경품으로 장기투숙 숙박권과 침구류 단기대여서비스를 내걸었다.
이를 통해 신라스테이는 국내 잠재고객을 파악하는 동시에 장기투숙서비스와 침구류 구독서비스의 사업성을 판단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아직 이벤트 상품을 내놓은지 2주 남짓밖에 되지 않아 향후 계획을 꺼내기는 이르다"면서도 "시장 반응만 좋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라스테이가 장기투숙과 침구류 구독서비스를 도입하면 낮아진 투숙률을 끌어올리고 침구류 회전률도 높일 수 있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신라스테이뿐만 아니라 많은 국내 호텔기업들이 국내 수요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자구책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기투숙서비스가 단기적으로 투숙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침구류 구독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신라스테이의 수익모델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침구류 구독시장은 군소업체들이 서울 및 수도권시장을 공략하는 초기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침구류 구독시장은 '남이 사용한 침구류'에 대한 신뢰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 호텔 브랜드가 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신뢰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침구류와 달리 매트리스의 구독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코웨이는 매트리스 구독서비스로만 해마다 평균매출 1800억 원대를 올리고 있다.
이는 신라스테이의 한 해 매출이 1천억 원대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다만 신라스테이가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자칫 '신라' 브랜드에 흠집을 내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호텔기업이 침구류 상품을 판매한 적은 있어도 침구류를 대여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고객만 원한다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박상오 대표는 2013년 호텔신라 호텔사업부 신라스테이 본부장을 맡아 신라스테이 브랜드 출시와 사업부 분리 등을 이끌어왔다.
그는 정통 호텔리어는 아니지만 ‘가격에 비해 고급스런 비즈니스호텔’이라는 난해한 과제를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호텔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을 흑자전환의 비결로 꼽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초기 투자비가 발생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냈으나 독립 5년 만인 2019년에 흑자전환했다.
신라스테이는 비즈니스호텔시장 진출 초기 신라호텔의 하위 브랜드라는 점과 신라호텔과 같은 침구류를 사용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돼 인기를 끌며 빠르게 사업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신라스테이는 2020년 10월 기준 국내에서 12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추가로 부산 명지점 개장도 앞두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2020년 매출 125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보다 10.7%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