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과 이 사장의 각자대표체제가 순항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 사장과 이 사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KB자산운용의 양호한 실적을 이끌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17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5%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순이익은 39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수익이 7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2017년 조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1년 뒤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단독대표체제를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조 사장은 리테일·채권 등 전통자산부문을, 이 사장은 인프라·부동산 등 대체투자부문을 맡았다.
조 사장은 싱가포르와 중국, 베트남에 현지법인 및 사무소를 열고 해외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았다. 이 사장도 대체투자부문 인력을 충원하고 사업 다변화를 적극 추진했다.
각자대표체제 첫 해인 2018년 KB자산운용의 실적이 역성장을 보였고 대체투자부문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실적 반등에 성공한 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각자대표체제가 궤도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시너지효과에 따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조 사장은 2018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본부를 만들고 새 수익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이후 올해 5월 치열한 경쟁 끝에 1조4천억 원 규모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자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 사장도 대체투자부문 성장을 이끌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선정에 힘을 보탰다. 올해 3월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자산규모는 13조5천억 원 정도로 2018년부터 해마다 2조원 이상 늘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누적 투자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면서 자산운용업계 1위를 보이고 있다.
조 사장과 이 사장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업(AMC) 본인가를 취득하면서 리츠사업에 뛰어들 채비도 마쳤다. 이는 종합자산관리운용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두 번째로 상장 공모리츠 출시를 통한 수익원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조 사장과 이 사장 모두 윤 회장이 직접 KB자산운용 대표로 다시 불렀다.
조 사장은 자산운용업계의 대표적 최고경영자다.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19년째 자산운용사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09~2013년에는 K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KT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2017년 다시 KB자산운용으로 복귀했다.
이 사장은 2016년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때 함께 인수된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영입됐지만 이후 현대자산운용이 매각되면서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대표로 다시 부름을 받았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KB금융그룹이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는 관측도 조 사장과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일각에서는 2017년부터 4년 동안 KB자산운용을 이끈 조 사장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조 사장은 자산운용에 최적화된 인물로 평가받고 있어 다른 계열사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이현승 사장이 1966년 출생이라 허인 은행장(1961년 출생),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1961년 출생),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1960년 출생) 등 KB그룹 계열사 수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편에 속해 세대교체 흐름에서도 한 발 비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 사장이 2017년, 이 사장이 2018년 KB자산운용에 합류해 각자대표체재가 가동되면서 KB금융그룹은 두 사장의 임기만료일을 맞췄다. 2018년 말과 2019년 말 두 번에 걸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