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올해 안에 중국에 출시해 시장 선점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바라보고 있다.
또 일본에서는 새로운 제형의 헌터라제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아시아 헌터증후군 치료제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22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올해 안에 중국에 헌터라제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헌터라제는 중국에서 처음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출시하게 되면 시장 선점효과로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는 현재 중국에 헌터증후군 환자가 3천~4천 명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으로부터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받은 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앞서 2019년 1월 중국 제약사 캔브리지에 헌터라제의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판권을 기술수출했다.
일본 제약사 다케다제약은 2006년에 출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엘라프라제’를 앞세워 미국, 유럽 등에서 연간 매출 7천억 원가량을 올리고 있으며 GC녹십자에 이어 중국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헌터라제와 엘라프라제 2종류 뿐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헌터증후군이 희귀병이라 추가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임상대상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제약사의 진입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제형을 바꾼 헌터라제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일본시장 진입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GC녹십자는 기존 정맥주사제의 헌터라제를 개량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할 수 있는 ‘헌터라제ICV’로 올해 3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안에 일본 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헌터라제ICV는 기존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해 중추신경이 손상된 중증의 헌터증후군 환자 치료에 한계가 있는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내 중증의 헌터증후군 환자의 비율은 전체 환자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헌터라제ICV가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된다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2019년 4월 일본 제약사 클리니젠에 일본 내 헌터라제ICV의 판권을 기술수출했다.
GC녹십자는 일본에서 먼저 새로운 제형의 헌터라제ICV를 선보인 뒤 국내외시장으로 확대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헌터라제로 매년 매출 200억 원대를 내고 있으며 기존에 진출한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10개 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출시로 매출규모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헌터증후군은 선천적 유전자변이로 효소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이 분해되지 못하고 동맥, 뼈, 눈, 관절, 피부, 귀, 치아 등의 신체부위의 리소좀에 축적돼 신체조직과 장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 가능성이 높다.
헌터증후군은 10만~15만 명 가운데 1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특히 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비율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
헌터라제의 적정 투여량은 몸무게 1kg당 0.5ml인데 현재 헌터라제 3ml의 가격은 의료보험 급여 기준으로 225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환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주에 1번씩 투여가 필요하고 평생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환자 1명당 헌터라제의 치료비용은 의료보험 급여를 적용했을 때 연간 3억~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