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신형 K7 출시를 한 달 넘게 앞두고 실제 차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외관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는 자동차업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연말연시 각 대기업의 임원인사를 맞춰 디자인을 먼저 공개해 법인수요를 노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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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7년 만에 선보이는 신형 K7로 법인차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1월 신형 K7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미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임원인사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인차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한 달여 늦는 셈이다.
기아차는 2009년 1세대 K7과 2012년 K7의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모두 11월에 출시하며 법인차시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부 사정으로 내년 초나 돼야 신형 K7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신차 이미지를 일찍 공개하는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회사들은 보통 신차 출시 직전에야 실제 차량 이미지를 공개한다. 이미 사전계약을 시작한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아차는 24일 신형 K7의 외관 디자인을 공개했다. 내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데 이어 실물과 거의 비슷한 이미지도 내놓은 것이다.
기아차는 신형 K7의 실제 모습이 담긴 ‘법인용 차량 제안서’도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국내 대기업에 전달하기로 했다.
연말연시는 자동차회사들에게 법인차 대목이다. 대기업들이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가격이 비싼 준대형급 이상 세단들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과 LG그룹 임원에 판매되는 법인차량만 약 5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기업 임원이 타는 차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일반고객 대상의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판매량 증대효과뿐 아니라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아차의 K7뿐 아니라 현대차의 그랜저, 한국GM 임팔라 등도 임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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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신형 K7 외관 이미지. |
제네시스 EQ900도 2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4천여 대 넘게 계약됐다. 이 가운데 약 40%가 법인수요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 LG그룹, SK그룹 등 국내 주요기업들은 배기량 기준으로 임원들에게 업무용 차량을 지급한다. 사장이나 부사장 등 CEO급은 대부분 에쿠스를 이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은 배기량 3000cc 이하, 전무급은 3500cc 이하의 차량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상무급은 보통 현대차의 그랜저, 기아차의 K7을 많이 선택하고 전무급은 현대차의 제네시스나 기아차의 K9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내년 1월에야 K7을 출시하는 사정을 놓고도 여러 추측이 나온다. 일각에서 EQ900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미룬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