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영 기자 kyyharry@businesspost.co.kr2020-10-19 16: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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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프세미와 네패스, 에이디칩스가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산업 지원정책에 힘입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업계와 관련 부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인공지능 강국'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 반도체산업 발전전략'을 내놓는 등 인공지능 반도체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이사(왼쪽)와 이병구 네패스 대표이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2030년에 세계 인공지능 반도체시장이 1179억 달러(약 134조7007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6배가량 성장한다고 내다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육성하고 글로벌시장 점유율 20%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기업 20곳과 고급인재 3천 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신소자, 혁신 설계기술 등을 융합한 초고성능∙초저전력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고 세계1위 메모리반도체 역량으로 저장과 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의 초격차 기술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과 정부가 1대1로 투자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아카데미사업을 신설해 고급인재 3천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미 조성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성장펀드’를 활용해 인공지능 반도체기업의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에 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단언컨데 인공지능 반도체가 없는 기기는 팔리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정부는 좋은 인력을 키우고 이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기업들로 흘러 들어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공지능 반도체 유망기업을 육성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어 알에프세미, 네패스, 에이디칩스 등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준비된 기업들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알에프세미는 스마트폰 등 소형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제조하는 반도체기업으로 인공지능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음성인식용 마이크로폰 칩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알에프세미는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ECM(전자콘덴서 마이크)칩 부문에서 세계시장 60%이상을 확보하며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인공지능 반도체사업을 펼쳐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알에프세미는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기존 ECM칩 판매와 함께 신규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네패스는 반도체와 전자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인간의 뇌 신경망과 비슷한 ‘뉴로모픽’ 칩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뉴모로픽 칩은 적은 전력으로 복잡한 연산과 추론, 학습 등을 할 수 있어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뉴로모픽 칩을 가장 먼저 CCTV에 적용해 ‘인공지능 CCTV’를 개발하기도 했다. 네패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CCTV는 학습을 통해 사람이 침입했을 때에만 알람 울리기, 허가를 받지 않은 차량에만 알람 울리기 등을 수행하며 지능형 CCTV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김종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패스의 뉴로모픽 반도체칩은 칩 안에서 자체 학습이 이뤄져 보안유지가 반드시 필요한 산업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자동차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디칩스는 반도체 설계∙유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인데 사물인터넷(IoT)에서 인간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MCU) 초경량 반도체를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마이크로 컨트롤러 반도체는 자율주행, 웨어러블 등 사물인터넷에서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에이디칩스는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에 반도체를 납품하며 인지도를 다져왔다.
이정어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에이디칩스는 사물인터넷 기기용 중앙처리장치시장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