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약점으로 꼽히는 자체 지식재산을 키우기 위해 자체 지식재산 기반의 새 게임 마케팅에 자금을 대거 투입한다.
자체 지식재산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해 지식재산을 사들이는 일도 적극 나설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6일 넷마블에 따르면 2021년 2분기까지 글로벌 출시를 포함해 새 게임 5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게임들 가운데 ‘제2의 나라’를 제외한 4개는 모두 넷마블의 자체 지식재산인 ‘세븐나이츠’와 ‘A3’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넷마블은 16일 내놓은 1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도 전체 616억 원을 신규 게임의 마케팅비용으로 집행하겠다고 했다.
전체 금액 가운데 603억 원을 토지구입대금 지급에, 997억 원을 운영자금에 쓰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운영자금의 61.7%를 자체 지식재산 중심의 게임 마케팅에 투입하겠다는 것으로 그만큼 자체 지식재산 키우기에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넷마블은 전체 매출에서 다른 회사의 지식재산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의 비중이 높다. 그만큼 다른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늘어 수익성에 부담을 안게 된다.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에서 게임별 비중을 살펴보면 1위 ‘일곱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21%)부터 4위 ‘리니지2레볼루션’(8%)까지 모두 다른 회사의 지식재산이었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6857억 원을 거뒀다. 넥슨(7301억 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고 엔씨소프트(5386억 원)보다 많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8.4%를 보여 넥슨(41%)과 엔씨소프트(39%)에 비해 한참 밑돈다.
지식재산 라이선스 등과 관련된 전체 지급수수료가 2877억 원이나 차지하는 때문이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넷마블의 낮아진 수익성이 단기간 안에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자체 지식재산 기반의 매출이 확대되는지와 관련 사용료 비중의 감소 여부를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향후 다른 게임사의 지식재산을 사들이거나 유망한 지식재산을 보유한 게임사의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넷마블은 최근 국내게임사 CCR로부터 ‘RF온라인’의 원천 지식재산을 80억 원에 인수했다. RF온라인은 2004년 출시된 뒤 국내 동시접속자 15만 명을 넘어섰던 인기 온라인게임이다.
RF온라인의 원천 지식재산을 보유하게 되면서 넷마블은 이 지식재산을 활용한 개발과 서비스, 파생상품 등에 관련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넷마블은 지분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19.9%)와 카카오게임즈(4.4%)의 상장으로 1조 원 이상의 투자차익을 얻게 되기도 했다.
2019년 12월 코웨이를 인수한 뒤 기업 인수합병에 한동안 나서지 않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넷마블이 최근 인수합병 등을 포함한 투자분석 관련 경력직을 공개채용하고 있는 점도 이런 대목에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지식재산이나 기업 인수를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좋은 물건이 있다면 언제든 살펴보겠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