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비싼 값’을 못하는 5G서비스에 관한 불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동통신사가 애초 터지지도 않는 5G서비스에 비싼 요금을 받는 것을 ‘봉이 김선달’에 빗대 꼬집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5G요금제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저가의 알뜰폰으로 갈아타겠다는 댓글들도 여럿 눈에 띈다.
KT는 최근 재빨리 5G 중저가요금제를 내놓으며 시장 상황과 정부 압박에 경쟁 이통사보다 한 발 앞서 대응하고 있다.
KT는 2019년 5G 상용화 뒤 완전무제한요금제도 제일 먼저 출시했는데 5G중저가요금제도 이통3사 가운데 처음으로 선보이며 5G 가입자 유치에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5G중저가요금제는 특히 현재 비슷한 가격대의 L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5G로 유치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 '5G세이브' 요금제는 한 달 4만 원대로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3만37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통3사의 LTE 요금제 가운데 가장 싼 3만3천 원 요금제와 같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애플의 아이폰12 등 신형 5G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싶고 5G서비스도 경험해보고 싶은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이 있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아직 5G중저가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KT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통신서비스가 진화하면서 5G를 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3만~5만 원대 5G중저가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는데 KT의 이번 중저가요금제는 그 빈 공간을 채워 고객의 선택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KT가 5G중저가요금제로 오히려 무선통신사업 수익성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일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이미 5G 가입속도가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5G중저가요금제는 2021년에도 LTE에서 5G로 전환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KT가 4만5천 원, 6만9천 원 5G 요금제로 같은 금액의 LTE 가입자들을 겨냥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에도 오히려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KT의 5G 6만9천 원 요금제는 같은 금액대인 LTE 6만9천 원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혜택 가운데 VIP 멤버십, 가족결합 등 할인혜택을 제거해 회사 손익 관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5G 네트워크 품질과 고가 요금에 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실제 다시 LTE로 돌아가거나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의 5G중저가요금제는 소비자 이탈을 막는 하나의 방어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G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상반기부터 올해 현재까지 5G서비스를 사용하다 LTE로 돌아간 가입자가 56만2656명으로 나타났다.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9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순증 가입자 수는 모두 1만2433명으로 2020년 들어 가장 많았다.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자는 2020년 6월 5138명, 7월 6967명, 8월 9909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