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시대에 발맞춰 디지털의료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박 사장은 디지털뉴딜을 타고 SK텔레콤의 5G, 인공지능, 빅데이터기술을 활용해 디지털헬스케어사업부터 차세대 의료장비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이를 위해 적극적 투자를 진행하고 '초협력'의 사례로 내세웠던 벤처기업 ‘나녹스이미징’이 기술 사기 논란에 휘말리면서 사업추진에 적잖은 불안요소를 안고 가게 됐다.
24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디지털뉴딜 정책에 따라 비대면산업을 육성하면서 한국에서도 디지털헬스케어 등 스마트의료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의료와 돌봄인프라 구축, 디지털 바탕의 스마트병원 시스템 적용 등을 추진하고 의료기기부분에서도 혁신적 제품의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 7월과 8월에는 의료영상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들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 등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차세대 영상의료장비시장은 2026년 약 45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도 이런 시장의 변화에 힘을 받아 디지털헬스케어 등 차세대 의료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3월 사내 헬스케어사업부를 분사해 디지털헬스케어 전문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세웠고 최근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구독형 헬스케어서비스 내놓았다. 또 관련 분야 글로벌 벤처기업 등에 투자도 적극적으로 집행했다.
박 사장은 6월 타운홀미팅에서 “세계적 비대면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ICT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이동통신부터 뉴 ICT사업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포스트 코로나19 전략을 발표했다.
박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전략의 실행을 위해 다양한 산업분야, 기업들과 ‘초협력’을 내세웠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들과 단지 기술적 결합을 넘어선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실리콘반도체를 이용해 X선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벤처기업 ‘나녹스이미징’과의 초협력이 대표적 사례다.
SK텔레콤은 나녹스이미징의 초기투자부터 참여해 모두 약 273억 원을 투자하며 2대주주에 올랐고 한국과 베트남 독점사업권을
확보했다. 나녹스이미징 디지털 엑스레이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생산공장도 한국에 짓기로 했다.
또 SK하이닉스,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ICT 계열사들과 함께 사업적 시너지를 내며 차세대 의료장비에 그치지 않고 보안, 산업용 서비스까지 내놓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박 사장은 지분투자를 넘어 나녹스이미징의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직접 전개할 계획을 세워뒀다. 박 사장 스스로도 나녹스이미징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박 사장은 나녹스이미징 투자내용을 밝히며 “차세대 의료기술과 5G, 인공지능을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19시대의 대표적 혁신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차세대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손잡은 나녹스이미징이 미국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면서 사업추진 초반부터 어려운 고비를 맞게 됐다.
앞서 미국의 공매도 투자기관 머디워터스는 나녹스이미징이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진짜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흉부사진을 조작한 시연영상 만들었다며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시트론리서치도 나녹스 기술이 사기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기 의혹은 나녹스이미징이 해명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기술검증이나 사업성 등을 모두 검토하고 투자한 것이고 일부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기관의 주장으로 파트너십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