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크래프톤 기업공개 시점을 어떻게 잡을까?
중국과 인도 사이 영토분쟁으로 촉발된 갈등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겨붙어 크래프톤의 ‘원 게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퇴출됨에 따라 크래프톤의 기업공개도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당초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시장에서 올해 새 기록을 쓰며 인기를 끌자 크래프톤의 기업공개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서 올해 매출이 대폭 늘어난데다 비대면산업이 공모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안팎에서 ‘상장 적기’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크래프톤 기대작인 PC게임 '엘리온'의 출시 시점과 기업공개가 맞물리면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오를 힘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9월 인도에서 모바일앱 퇴출 명단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포함됨에 따라 크래프톤의 ‘원 게임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장병규 의장은 올해 초 크래프톤의 경영에 복귀해 부진한 자회사를 정리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힘쓰면서 기업공개를 위한 채비를 마쳤는데 뜻밖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장 의장은 경영에 복귀할 때 “이제 크래프톤 상장에 올인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고질적 문제인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이 크래프톤의 전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다 인도에 재진출해도 기존 명성을 되찾기 쉽지 않아 기업가치가 기존보다 저평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크래프톤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모바일에서 매출 7108억 원을 내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80.12%에 이른다.
특히 아시아 매출 비중이 86.8%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퇴출이 앞으로 크래프톤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내려받기 수는 세계 내려받기 수의 24%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에서 월간 순 사용자수(MAU)도 대략 4천만 명으로 2019년을 기준으로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가장 많은 순이용자수를 확보한 국가에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래프톤의 자회사이자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펍지는 인도에서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인도 모바일게임시장에 다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국 게임회사 텐센트 산하 게임 개발 스튜디오인 ‘라이트스피드&퀀텀 스튜디오’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인기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게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2대주주가 텐센트(13%)라는 점도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한국게임으로 다시 알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샤오이마 현직 텐센트게임즈 임원이 크래프톤 등기임원도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긴밀한 협업관계를 부정하기 쉽지 않다.
인도 정부가 펍지의 단독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내년으로 기업공개 시점을 미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와 크래프톤은 긴밀한 협업관계라는 점에서 인도 정부가 펍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