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통해 다시 한번 영향력 확대를 꾀할까?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입점 면세사업자들에 대한 임대료 조건을 완화하면서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에 대한 면세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2일로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제4기 면세사업권 재입찰 마감을 1주일 앞두고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할 수 있는 DF2 구역의 사업자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패션과 잡화만을 판매할 수 있는 DF7 사업권을 들고 있는데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 사업권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공항면세점 매장 사이뿐만 아니라 시내면세점 운영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는 화장품과 향수 면세상품의 객단가가 높다는 점도 매력적 요인이다. 평년 기준 DF2 매장의 한해 매출은 3500억 원 수준으로 DF7 매장의 2배 가량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면세점을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이번 면세사업권 재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현대백화점면세점에 2천억 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지원한 바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원한 규모가 모두 4500억 원에 이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월 인천국제공항 DF7 매장 입찰에 나설 때도 가장 높은 임대료를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재입찰을 앞두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공항면세점 재입찰 참여 여부는 전반적 내용들을 확인을 한 뒤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이번 입찰을 따내는데 성공한다면 국내외 면세점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3대 명품브랜드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유명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크고 상품의 객단가를 높일 수 있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황 대표는 2018년 11월 무역센터점 개장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면세점들도 3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1~2년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현대백화점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빠른 시일 내에 유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2019년 두산타워점, 2020년 인천국제공항점에 매장을 열어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취임 당시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걸었으나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1971억 원, 영업손실은 181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 늘었고 영업손실은 24%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