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길어지면 살아남을 저비용항공사는 누구인가? 이런 의문에 진에어를 꼽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서는 진에어가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재무적 체력이 탄탄한데다가 최대주주인 한진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에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진에어는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당좌비율 76.8%를 보여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의 당좌비율을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은 57.7%, 제주항공은 43.8%, 에어부산은 23.6%로 나타난다.
당좌비율은 1년 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로 비율이 낮을수록 재무적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진에어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 체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진에어는 유상증자에 성공하게 되면 약 23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연말까지 버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주 배정물량을 전부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은 8월7일 진에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36억 원을 들여 736만 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여기에 진에어가 보유한 장거리 항공기재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대형여객기인 B777-200ER 4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대를 개조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운영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이번 화물전용기 개조 작업으로 탑재 규모를 10톤 가량 늘린 총 25톤의 화물을 실어 사업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감소한 현재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위기 상황을 이겨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화물기 운영을 준비하고 있지만 운용하려고 하는 기재의 규모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가 이동할 수 있는 거리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진에어의 경쟁력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진에는 최근 국내선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에어는 국내선 신규 취항에 집중한 결과 여름 성수기인 8월 기준으로 국내선 여객을 약 54만5천 명 수송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진에어가 하반기 유상증자에 성공하고 화물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면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진에어는 재무적 체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화물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항공사들이 살아남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진에어의 발빠른 대처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