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9-07 16:44:59
확대축소
공유하기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여기에 주사형 치료제를 경구제(먹는 약)로 바꿀 수 있는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개량신약 개발의 기대감도 크다.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
7일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안구질환인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CD411’ 글로벌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임상3상을 승인받으며 임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환자에게 투여를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사이트를 열고 임상대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인석 대표는 2022년 하반기에 임상3상을 마무리하고 2023년 하반기에 판매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아일리아의 글로벌 물질 특허만료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임상3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는 미국에서 2023년, 한국에서 2024년, 유럽에서 2025년에 종료된다.
아직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된 제품은 없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국내업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 등이 있으며 미국 제약사 암젠, 밀란 등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은 올해 6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3상을 승인받아 삼천당제약보다 개발 속도면에서 3개월가량 앞서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라는 점 때문에 해외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도 먼저 출시하는 업체의 시장 선점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삼천당제약은 비록 개발 속도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올해 3월16일과 4월7일 황반변성 치료제 성분인 ‘애플리버셉트’를 함유하는 안과용 제형기술에 관한 일본과 미국 특허를 각각 확보했다.
삼천당제약이 아일리아의 제형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일리아의 제형특허는 2027년까지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70억 달러(8조3천억 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2019년 기준 468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전인석 대표는 올해 2월18일에 개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아일리아와 동일한 주사기 유리병(바이알) 제품은 물론 프리필드(사전충전형) 주사기 제형 개발도 완료했다”며 “24주 장기 지속형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이미 2019년 3월 일본 센주제약과 일본 내 SCD411의 독점판매권(507억 원) 및 10년 공급계약(1조6천억 원)을 체결했다.
또한 SCD411의 유럽과 미국 판권을 놓고 올해 초 글로벌 제약사 2곳과 각각 사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천당제약은 2019년 기준으로 1866억 원의 매출을 올린 소규모 제약사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와 판권계약을 통해서 이들의 인지도와 유통망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사와 계약 규모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센주제약과 미국, 유럽 파트너사 가운데 한 곳이 중국쪽 판권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제형변경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만큼 개량신약도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삼천당제약은 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고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제형변경 플랫폼 기술 ‘에스패스’를 바탕으로 먼저 6종의 주사치료제를 경구용으로 바꾸고 있다고 공개했다. 삼천당제약이 꼽은 6개 치료제 영역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규모를 모두 더하면 588억 원에 이른다.
전인석 대표는 2월 기업설명회에서 “경구제 개발은 글로벌 트렌드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이후 삼천당제약의 성장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