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고 올해 맥주시장 1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오비맥주는 올해 경쟁사 하이트진로 주력 제품 테라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데 테라 소비를 분산시키기 위해 비슷한 느낌의 맥주 '한맥'을 준비하고 있다.
▲ 오비맥주는 7월 국산 햅쌀을 첨가한 '코리안라거 한맥' 출시를 예고했다. <오비맥주> |
3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쌀이 첨가된 ‘코리안 라거 한맥’의 출시 시점을 재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를 고려해 출시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정확한 출시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맥은 테라 돌풍을 견제하기 위해 준비된 제품으로 7월부터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서울과 부산의 일부 마트에서 한맥을 내놓고 소비자 반응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테스트를 마친 이후에나 향후 전략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시시점이 늦춰지는 것을 두고 소비자 반응이 기대와 달라 전략 수정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맥은 한정판 맥주에 가까워 테라와 직접비교는 어렵다”면서도 “테라같은 경우 출시 직후 뜨거운 반응이 나왔는데 한맥은 이렇다할 반응이 없는만큼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맥이 시장에 출시된다고 해도 테라 돌풍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맥주시장 성수기인 여름철이 다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식당이나 유흥업소의 맥주 소비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맥은 7월 공개 당시 초록병과 황금색 디자인, 도수와 가격대에서 하이트진로 테라와 비슷해 화제를 모았다.
이를 놓고 오비맥주 측은 특정 제품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준비한 한맥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하이트진로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제품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맥은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홈맥문화 확대를 고려한 틈새시장 제품”이라며 “초록병 도입도 소비자 취향 변화를 고려한 시도”라고 테라와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몇 년 동안 뚜렷한 신제품이 없는 가운데 1등 브랜드 카스를 중심으로 맥주 시장 1위 지키기 전략을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마케팅과 가격 인하를 통해 맥주시장 50%대 초반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본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카스후레쉬 가격을 4.7% 인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카스라이트 가격을 4.45% 내린 바가 있다.
오비맥주는 2019년 매출 1조5421억 원, 영업이익 4090억 원 보여 2018년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0.5%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