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9-03 16: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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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이 경기도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GS건설,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가하는 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5계단이나 높아진 21위로 올랐는데 덕소3구역 재개발은 10대 건설사와 견줄만한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볼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
3일 동부건설에 따르면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이 컨소시엄을 이룬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확보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점을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덕소3구역 조합원들도 컨소시엄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점을 수주전에서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덕소3구역 재개발 조합은 컨소시엄 구성 불가를 조건으로 내걸진 않았지만 컨소시엄의 구성원을 2개 회사로만 제한하는 등 컨소시엄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재개발, 재건축조합은 건설사 컨소시엄으로 아파트를 짓게 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소시엄으로 지어지면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이 모호해져 사후처리가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점도 컨소시엄 기피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들은 아예 공동도급 불가 조항을 넣기도 한다.
최근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오랫동안 공을 들어왔던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이루려고 한다는 말이 돌자 조합쪽에서 부정적 시선을 보냈고 이에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GS건설과 대우건설에 맞서 덕소3구역 재개발 사업을 설사 따내지 못하더라도 수주전에서 선전했다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대형 건설사와 수주전에서 맞붙을 때는 시공권을 따낸다는 목적도 있겠지만 이름을 알리겠다는 의도도 함께 깔려있다"며 "지더라도 조합원들에게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았는지에 따라 다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홍보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승패 여부를 떠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은 동부건설이 주요 건설사와 맞붙어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가 크게 오르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3천억~4천억 원이 넘는 중대형 사업장 진출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과 동시에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GS건설과 대우건설보다 수주규모는 적지만 시공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업성만 보장되면 지방사업도 활발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3월 부산 해운대 오피스텔(675억 원), 6월 인천 소래지구 오피스텔 (860억 원) 등 꾸준히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과천과 서울 서초구 반포 센트레빌,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사업 시공권 등을 확보했다.
동부건설은 2일 진행한 부산 해운대구 센텀 센트레빌 플래비뉴 분양 청약에서 52대 1을 기록하는 등 주택 브랜드의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된다.
최근에는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남다른 프리미엄'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며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의 브랜드 가치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초 주택 분양 목표를 지난해보다 80% 가까이 높인 3570세대로 잡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시공능력평가 10위 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2001년에는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을 경신했던 '대치 동부센트레빌'부터 이촌, 논현, 흑석, 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센트레빌을 공급했을 만큼 브랜드 가치가 높았으나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2016년 10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2017년, 2018년, 2019년 시공능력평가 36위에 계속 머물다가 2020년 21위로 뛰어 오르며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111-2 일대를 지하 3층∼지상 30층, 2908가구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4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