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도내 종교시설에 2주 동안 집합제한 행정령명을 내린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난세'에 강한 리더십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등 여권 지지층이 실망감을 보이는 상황이라 이 지사의 강한 리더십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지지기반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어 이 지사는 이를 보완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9일부터 경기도 내 모든 지역의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발동된다.
행정명령 위반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이나 1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고 마스크 미착용으로 감염 확산 등이 발생하면 구상권이 청구된다. 다만 도민 혼란 방지를 위해 과태료 부과 등 조치에는 10월12일까지 계도기간이 부여된다.
이 지사는 일부 교회 등에서 광복절에 광화문집회를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한 발짝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집회 하루 전인 14일 이미 경기도 내 종교시설에 2주 동안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15일에 예정대로 집회가 열리고 주말 사이에만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 17일에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강화했다.
이 지사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집합제한 명령 당시 위반을 하면 전면 집합금지로 강화하고 고발 및 구상권 행사방침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를 알고도 행정명령을 어긴 점과 관련해 137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도지사로서 해당 교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교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지 하루 뒤인 18일에 바로 마스크 의무화조치가 이어졌다.
이 지사가 광화문집회 이후 연이어 강도 높은 조치를 이어가는 동안 민주당은 이전과 다르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민주당은 광화문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의 관련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등도 각각 가족돌봄휴가 확대, 대통령 중임제 개헌 등 혁신안 발표, 노동이사제 도입확대 법안 발의 등 코로나19와는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도 이 지사의 강한 리더십이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지사의 강한 이미지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만큼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안정적으로 국정을 끌어갈 수 있다는 이미지도 함께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이 지사는 강력한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계층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병행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문제와 관련해서는 토지보유세 강화, 토지거래허가체 추진 등 강력한 정책을 꾸준히 내놨다.
특히 토지보유세 강화는 꾸준히 주요 정책으로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과 연계했다. 토지보유세를 큰 폭으로 올려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도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비싼 집에 사는 것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한 계층을 겨냥한 유화적 발언도 함께 내놨다.
일부 계층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놓고도 밀어붙이기 대신 여론을 살핀 뒤 추진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토지거래허가제를 놓고 "주권자인 도민 여러분들의 고견을 구한다"며 여론 수렴을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해 찬성하는 여론이 60%에 이른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앞서 기본소득을 놓고도 이 지사는 "부자가 죄인은 아니다"며 "부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세금을 냈는데, 그 세금으로 만든 정책에서 또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이중차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