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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활성화, 일본계 저축은행 타격 받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11-01 0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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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금리 대출 활성화, 일본계 저축은행 타격 받나  
▲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이사(좌)와 나카무라 히데오 SBI저축은행 대표이사. SBI저축은행은 두 사람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계 자본은 탄탄한 자금력과 낮은 조달금리를 무기로 대부업에서 출발해 국내 저축은행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과 시중은행의 중금리 서비스 확대 등으로 일본계 자본이 제2금융권에서 계속 안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확대가 현실로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 중금리 대출 활성화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15개 시중은행은 연 평균 9%대 중금리 대출상품인 ‘징검다리론’을 출시한다.

징검다리론은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금융 상품을 3년 동안 성실히 상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가능금액은 최대 3천만 원이다.

시중은행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과 연계한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NH농협은행은 NH캐피탈과 손잡고 최대 1천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중금리 대출상품 ‘이지앤퀵론(가칭)’을 출시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하나저축은행과 연계해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을 이미 내놓았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5~8%금리로 소액 대출(최대 1천만 원)을 받을 수 있어 소액의 긴급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중금리 대출 시장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들은 모두 핵심사업으로 중금리 대출을 꼽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대출심사에서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오프라인 지점 유지비용 등이 들지 않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 활성화 필요성은 국감에서도 이미 제기됐다. 9월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금융당국에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신용등급 5~6등급 계층이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지 않도록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출시장의 금리 단층 현상으로 신용등급 5~6등급 계층은 저축은행으로 내려왔다”며 “금융당국이 획기적인 의지로 중금리 대출 구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은행이 중금리 상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제2금융권과 연계한 대출도 추진하고 있다”며 “대출금리를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 활성화, 일본계 저축은행 타격 받나  
▲ 진웅섭 금감원장이 9월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중금리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일본계 저축은행, 중금리 활성화로 타격 받을까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 20%대 중후반의 높은 금리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부업에 이어 저축은행 시장에서도 2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일본계 저축은행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계 저축은행은 특히 10%후반대의 대출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 계열사 저축은행들보다 높은 약 28~29% 수준의 금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계 저축은행은 중금리 시장 확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내놓는 중금리 상품의 진입장벽이 높아 고객군이 겹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시중은행의 중금리 상품은 사실상 실패라고 본다”며 “소득과 직업에 상관없이 대출해주겠다는 문구를 내세웠지만 실제로 대출을 받으려고 알아보면 조건이 까다로워 서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출금액도 소액으로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일본만 하더라도 출범하고 3~4년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서민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시중은행들이 실제 저축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실시한다면 부실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의 일반적인 연체율이 약 16%, 대손율이 약 13%에 이른다”며 “시중은행이 10% 이내 혹은 10% 초중반 대의 낮은 금리로 신용등급이 낮은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 줄 경우 부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손율이란 대출금을 받지 못하는 비율을 말한다. 저축은행들이 10%이상의 높은 대손율을 보이는 반면 시중은행의 대손율은 대부분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 일본계 자금,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으로 영역 넓혀

일본계 자본은 진입문턱이 낮은 대부업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진입해 대부업 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2002년 대부업자의 등록과 이자율 제한,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 금지등의 내용을 담은 대부업을 제정했다.

당시 법정 최고이율은 66%였으며 등록만 하면 누구나 대부업 영업이 가능했다.

일본은 장기간 0%대 기준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과 산와머니, 미즈사랑, KJI 등 흔히 일본계로 알려진 대부업체 4곳의 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4조2836억 원에 이른다. 전체 국내 대부업체 자산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계 자본들은 대부업을 장악한 여세를 몰아 저축은행 시장으로 진출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일본축계 자금이 인수한 SBI, JT, JT친애, OSB, OK저축은행 등 5곳의 저축은행 자산규모는 8조6204억 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자산의 약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말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자산이 5조6395억 원으로 저축은행시장의 14.5%를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6개월 만에 일본계 저축은행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기준으로 국내 1위 저축은행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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