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대림산업의 2020년 상반기 신규수주가 올해 전체 목표의 30%선에 머물렀는데 주요 원인으로 해외부분의 부진이 꼽힌다.
대림산업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로 10조9천억 원을 잡았는데 상반기에 3조2천억 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를 놓고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사업에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림산업은 올해 들어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단 한 건의 수주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해외부문 전체 수주실적을 놓고 봐도 코로나19 이전 2월 초에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1700억 원 규모의 주롱 지하철 이스트 환승역 확장 및 연결공사를 제외하고는 주목할 만한 대형수주가 없었다.
대림산업은 2분기 플랜트부문에서 매출 3957억 원을 내며 1분기 1510억 원보다 160% 이상 늘렸으나 이는 올해 이전에 따낸 수주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신규수주가 부진하며 전체 수주잔고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산업의 수주잔고는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20조812억 원이다. 2019년 상반기 수주잔고 20조8166억 원과 비교하면 3.5%가 감소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상장건설사 6곳 가운데 2020년 상반기 수주잔고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곳은 대림산업이 유일하다.
대림산업을 제외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상반기 수주잔고가 모두 늘었다.
증권업계에선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대림산업이 해외부분에서 신규수주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기룡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2020년 해외부문 신규수주 목표로 1조7천억 원 규모를 설정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수주 지연 영향 등으로 5천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림산업은 국내 주택과 토목사업에서 신규수주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규수주 5390억 원을 따내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7월 한 달 동안 대전 삼성1구역(공사비 2173억 원), 인천 십정5구역(1667억 원), 부산 당리1구역(903억 원) 등을 잇달아 따내 도시정비 수주실적 1조 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남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하반기 공사비 8천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비 4천억 원 규모의 서울 흑석9구역과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하반기 남은 대형 도시정비사업 지역은 사업성이 워낙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목사업에서 여러 사업장에서 신규수주를 따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7월31일 입찰이 마감된 공사비 2400억 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1공구 토목공사에 뛰어들었다. 대림산업은 이 공사에 55%의 지분으로 호반산업, 고덕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하며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대결을 펼친다.
이외에도 11월 실시적격 설계자가 선정될 2800억 원 규모의 여수 화백~백야1공구 도로 건설공사 수주도 노리는 등 토목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비핵심계열사 지분과 비주력사업 정리로 현금성 자산이 두둑해 신규수주를 따내기 위한 입찰에서 경쟁자보다 좋은 사업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