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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현대일렉트릭 고수익 수주에 집중해 흑자기조로 빠르게 바꾸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7-30 14: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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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주요시장인 중동에서 고수익 일감을 수주해 실적에 이어 재무구조까지 호전시킬 채비를 하고 있다.

조 사장은 물량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영업전략으로 현대일렉트릭에 흑자기조를 세우는 동시에 현대일렉트릭의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차입금 비중을 낮추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379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석</a>, 현대일렉트릭 고수익 수주에 집중해 흑자기조로 빠르게 바꾸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현대일렉트릭이 현금 창출능력에 기반을 두고 재무부담을 낮추는 선순환구조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30일 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하반기 주력사업인 전력기기부문이 주요 시장인 중동에서 수주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최대 고객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기존 전력기기 발주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외의 중동 국가들로부터도 전력기기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중동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주택, 국방, 해수 담수화설비(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설비) 관련 투자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발전사업에 쓰일 전력기기뿐 아니라 이 사업들에 쓰일 전력기기까지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앞서 29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중동에서 전력기기 4900만 달러어치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300만 달러 많고 지난해 2분기보다 25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다.

단순히 수주물량의 확대보다도 저가 수주물량이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긍정적이다.

현대일렉트릭의 설명에 따르면 2018년 대거 수주했던 저가 전력기기 물량이 올해 초까지만 해도 1500억 원어치 남아있었으나 현재는 500억 원어치만 남아있다. 앞으로 현대일렉트릭의 사업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조석 사장은 2019년 12월26일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수주전략부터 손봤다.

과거 현대일렉트릭은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저가수주도 일정 부분 감수하는 영업전략을 펴 왔는데 조 사장은 물량을 덜 수주해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이 낮은 일감은 수주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주물량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감들의 일부는 수주를 취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은 1분기 현대일렉트릭이 영업이익 43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한 데 이어 2분기 영업이익이 183억 원으로 잠정집계되는 등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애초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이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기기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호조가 계속된다면 현대일렉트릭은 2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이 현대일렉트릭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는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은 아직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은 2분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이 231%로 집계됐다. 조 사장 취임 당시였던 2019년 말보다 오히려 9%포인트 나빠졌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9월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 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조직 축소와 임원 감원을 통해 지출을 500억 원가량 줄이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추고자 했지만 실패했었다.

재무구조 개선은 조 사장이 비상경영체제에 등판한 ‘구원투수’로서 실적 개선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대일렉트릭의 재무구조를 단순히 부채비율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력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산업은 신규수주에 따른 선수금이 회계장부에 계약부채로 잡힌다”며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정말 부채가 늘어서일 수도 있지만 영업활동을 왕성하게 펼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분기 연결기준 부채가 1조6386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697억 원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순차입금비율(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9%에서 46%로 낮아졌다. 조 사장이 부채 부담과는 별개로 차입금 부담은 확실하게 덜고 있다는 뜻이다.

조 사장은 차입금 부담을 덜기 위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이 1분기 3679억 원에서 2분기 4637억 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의 확산 탓에 자본시장이 얼어붙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 사장의 현금 확보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에 앞서 13일 현대일렉트릭은 채무 상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750억 원어치의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80억 원의 주문만이 들어왔다.

현대일렉트릭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프로그램에 힘입어 자금을 무사히 확보했다. 다만 조 사장은 이번 공모채 발행에서 겪은 어려움을 교훈삼아 한동안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혹시 모를 불확실성이 생겨날 때를 대비해 유동성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당분간은 현금비중을 실제 필요한 수준보다 크게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영업이익 개선세를 유지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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