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1년 만에 대출영업을 재개하며 카카오뱅크 추격을 위해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다.
13일 케이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등 신용대출 3종을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강점으로 꼽히는 중금리대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더 고도화해 카카오뱅크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앞서 케이뱅크 설립을 주도해 온 KT를 통한 자본확충 길이 막히며 대출 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등 개점 휴업상태를 이어왔다.
최근 KT 자회사인 BC카드를 대주주로 하는 증자방안이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과점주주들의 동의를 얻으며 7월 안에 자본확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케이뱅크는 영업재개의 신호탄이 될 대출상품을 재편하며 중금리대출상품 금리와 한도 등 혜택을 강화했다. 중금리대출 신용평가시스템의 강점을 앞세워 카카오뱅크와 차별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가 대출영업을 재개하는 것만으로 카카오뱅크와 경쟁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의 대출영업이 막힌 사이에 격차를 크게 벌려뒀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길이 막힌 사이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 1100만 명을 넘어서며 케이뱅크 고객 수 120만 명과 비교해 차이를 크게 벌렸다.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카카오뱅크는 수신과 여신 금액에서도 각각 20조7천억 원과 14조8천억 원을 넘어서며 케이뱅크 수신 2조2천억 원, 여신 1조4천억 원을 10배 이상 앞서고 있다.
다만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해 왔지만 기술력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대출영업 확대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2년 앞선 2017년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신용평가시스템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용평가시스템은 개인의 신상과 직장, 자산, 신용, 금융기관 거래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출여부를 결정해주는 자동전산 시스템이다.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할수록 고객을 세분화해 금리 등을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출시한 대출상품에 더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했다.
신용평가사의 금융거래 정보에 통신사 정보를 접목했던 기존 방식에 케이뱅크와 거래내역 정보까지 더해 빅데이터 분석을 시행한다. 특히 금리 적용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정보도 평가등급을 세분화했다.
실제로 이번에 선보인 대출상품은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신용대출은 최대한도 2억5천만 원, 최저금리 2.08%로 카카오뱅크보다 한도와 금리면에서 혜택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7월13일 기준 신용대출 최대한도는 1억5천만 원, 최저금리는 연 2.17%다.
케이뱅크는 대주주로 올라서려는 BC카드와 시너지를 통해 신용평가시스템 경쟁력 확보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이번 대출상품에 이어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도 출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상공인은 정확한 수입을 확인하기 어려워 직장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을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가 6월18일 매출액, 상권 등 사업자의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게 돕는 소상공인 신용평가에 특화된 신용평가서비스를 선보인 만큼 소상공인 대출에서도 차별성을 갖출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평가시스템은 금융사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부분이라 평가모델을 세부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중신용 고객 등 고객군별로 맞춤형으로 금융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