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가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는 4월까지만 해도 적정 기업가치 1조~2조 원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최근 유한양행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17년 7월에 설립된 바이오벤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만4천 가지가 넘는 변이에 대처하며 최적화된 이중융합 단백질을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 'GI-SMART'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플랫폼기술을 통해 이중융합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항암제, 알레르기 치료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남 대표는 당초 2021년 상반기에 지아이이노베이션을 코스닥에 기술특례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시기를 올해 말로 앞당겼다.
최근 2건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기술특례 상장 과정의 필수 절차인 기술성 평가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 대표가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 유한양행에 최대 1조4천억 원 규모의 아토피 및 알레르기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GI-301'을 기술수출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
이 신약 후보물질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남 대표를 영입하기 전인 2017년에 국내 바이오기업 제넥신의 자회사 프로젠으로부터 도입한 것이지만 기술수출을 이끌어낸 것은 남 대표의 공로다.
GI-301은 전임상 연구에서 뛰어난 면역글로불린E(IgE) 억제효과가 확인됐다. 글로벌에서 연매출 4조 원을 내고 있는 알레르기 치료제 '졸레어'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
이에 앞서 2019년 11월에는 중국 제약사 '심시어'와 전임상 단계에 있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에 관하여 최대 9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냈다.
GI-101은 면역관문 억제제와 면역세포 증식을 활성화하는 2가지 기전이 동시에 작용해 암을 치료한다.
남 대표는 "GI-101과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연구에서 암 완치결과가 나와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높다"며 "임상을 최대한 진행해 기술이전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로슈, BMS 등 글로벌제약사에서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 관리업무를 맡았으며 메드팩토, 제노스코, 네오이뮨텍 등의 바이오기업에서 임상전략을 수립한 경험이 있다.
특히 남 대표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을 지내면서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개발을 주도했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2018년 11월에 최대 1조4천억 원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
남 대표는 2019년 8월에도 유한양행으로부터 37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이끌고 신약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유한양행과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벤처기업 투자는 종잣돈 마련 단계인 시드(Seed) 라운드를 시작으로 시리즈A·B·C 등으로 이어진다. 시리즈B 투자는 벤처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서 안정된 사업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단계에서 이뤄진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바이오벤처로서 자본과 인프라 등의 연구개발 역량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국내 최대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협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 대표는 유한양행과 GI-301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면서 "유한양행의 우수한 임상개발 능력 및 사업화 역량을 바탕으로 GI-301의 임상 개발을 가속추진하게 됐다"며 "기술이전 성과에 관한 이익을 공유하며 유한양행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남 대표는 또다른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올해 6월22일 항체 개발 전문기업인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최대 175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남 대표는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협력이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상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혁신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이상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