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7월 둘째 주 안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항체 치료제는 동물실험에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중화능력 평가시험에서 G형 변이 바이러스에 기존보다 10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S형과 V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전파력이 6배 강한 G형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도 G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전파력이 6배 증가한 G형 변이가 나타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동물임상 결과는 코로나19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임상1상 임상2상을 동시에 시작한다.
서 회장은 “7월 둘째 주까지는 인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와 같은 계획을 세워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는 릴리, 바이오젠 등이 있는데 항체는 바이러스가 완치된 환자가 나타나고 그 환자가 감염된지 3주 뒤에 나온 피를 통해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셀트리온보다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안에 임상을 마치고 2021년 상반기까지 500만 명분의 치료제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00만 명분은 한국에서, 나머지 400만 명분은 주변 국가들을 지원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는 현재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은 렘데시비르와 상호보완 작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렘데시비르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의 분열을 교란해 번식력을 억제한다. 반면 항체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중화항체 유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미 번식된 항체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해 렘데시비르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 회장은 6월23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2021년 상반기면 세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완성할 것”이라며 “실제로 보급돼 사람들이 회복되는 것을 감안하면 2021년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험실에서 하는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인체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은 각각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일 때가 많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 치료제로 쓰이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에이즈 바이러스(HIV) 약물 ‘칼레트라’는 최근 연이어 임상을 중단했다. 이 약품들은 모두 세포실험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는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다만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는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모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클로로퀸 등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항체치료제 개발이 항바이러스제 개발보다는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중화항체를 농축한 치료제 계열이 그나마 개발이 덜 어렵다”며 “혈장 치료제는 올해 말, 항체 치료체는 2021년 초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