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카드업황 악화를 뛰어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여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정 사장은 국내에서 사업 다각화가 쉽진 않은 상황에 놓인 만큼 해외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우리카드에 따르면 우리카드 미얀마 법인이 코로나19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현지법인인 투투파이낸스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순이익 11억2500만 원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어났다.
비슷한 시기에 미얀마에 진출한 신한카드의 미얀마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가 순이익 3억2700만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순이익 규모가 크게 앞선다.
투투파이낸스 2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1분기의 좋은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미얀마 현지법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반기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최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국내사업에서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카드업계 수익원으로 꼽히는 가맹점수수료는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 8대 카드사 기준으로 올해 1분기 1조8156억 원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만 원 이하의 결제금액에 관해 아예 수수료를 없애는 개정안을 내놓으며 수수료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대부분 자동차금융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정 사장도 사업 다각화 방안으로 자동차금융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기존 신차 할부금융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중고차 할부금융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세워뒀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레버리지배율이 가장 높아 사업 확대가 쉽지 않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배율로 자기자본 대비 대출이나 할부영업 등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뜻한다.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규제기준인 6배에 근접한 5.6배를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중고차 할부금융도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정석 오토'를 자동차 금융상품 브랜드로 삼고 신차 할부금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중고차 할부금융사업은 아직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카드 자동차금융 실적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2020년 3월 기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59억5900만 원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 69억2400만 원보다 13.9%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신한카드는 273억9400만 원에서 309억5700만 원, KB국민카드는 152억2200만 원에서 221억2200만 원으로 각각 13.0%, 45.3% 늘었다.
금융당국은 7월 안에 카드사의 레버리지배율 규제를 기존 6배에서 8배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인 만큼 정 사장이 대출, 할부금융 등 영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사업 실적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점은 정 사장으로서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당장 영업 확대에 나서긴 어렵지만 미얀마 소액대출 성과를 기반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우리카드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카드금융 인프라 발전에 맞춰 다양한 카드 비즈니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우리카드는 2016년 10월 미얀마에서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미얀마 현지법인 투투파이낸스를 설립했다. 해마다 1천만 달러 수준의 증자를 통해 미얀마 소액대출사업을 확대해 왔다.
2019년부터 수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우리카드에 기여하는 폭도 커지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해외사업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며 "미얀마는 연령층도 젊고 금융수요도 증가하는 시장으로 앞으로도 지속해서 현지상황에 맞춰 영업 확대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