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T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방송채널사용사업에 발을 뻗으면서 유료방송시장에서 이동통신사들의 영역 확장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방송·통신사업의 핵심인 콘텐츠의 유통뿐 아니라 제작부문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콘텐츠부문 사업 확장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미디어시장을 빠르게 장악해가는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이런 시장의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해 최근 알뜰폰사업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방송채널사용사업이란 인터넷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와 특정 채널의 전부 또는 일부 시간 사용계약을 맺고 자체 제작하거나 구매한 방송 프로그램, 콘텐츠를 송출하는 것이다. 방송채널사용사업은 인터넷TV와 함께 국내 방송산업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여주는 영역이다.
LG유플러스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통해 성장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콘텐츠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은 광고협찬과 프로그램 제공,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광고 매출이 주요 수익원이지만 콘텐츠시장이 확대되면서 프로그램 제공 관련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과 비교해 2018년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광고 매출이 10.1% 늘어나는 동안 방송프로그램 판매 관련 매출은 그 2배를 넘는 수준인 24.6% 증가했다.
대표적 예로 CJENM은 방송채널사업자로 tvN, OCN, 엠넷, 투니버스, CH.CGV 등 모두 방송채널 19개를 운영하면서 국내 콘텐츠시장의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하 부회장은 평소 콘텐츠를 강조해왔는데 이제 시선이 유료방송시장에서 사업확장에 머물지 않고 더 큰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방송채널사용사업 진출로 LG유플러스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넓히고 멀리 글로벌 콘텐츠시장까지 겨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방송채널사업 진출로 더 규모 있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와 자체 콘텐츠 제작과 기획은 물론 방송 뒤 활용방안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로그는 이제 막 방송채널사용사업에 발을 들인 단계지만 LG유플러스는 벌써부터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와 함께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와 첫 공동제작 콘텐츠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아이돌가수들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제작 편수도 30편으로 규모가 크다.
LG유플러스는 U+TV, 헬로tv뿐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콘텐츠를 유통해 해외 K-팝 콘텐츠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문 스튜디오를 세우는 등 5G 특화 콘텐츠에서 앞서가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인터넷TV에서도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 넷플릭스와 독점계약을 맺어 성과를 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방송·통신 콘텐츠 육성에 5년 동안 2조6천억 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콘텐츠로 해외 수출액 1천 만 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와 시너지로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며 “앞으로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와 콘텐츠 제작부문에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