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을 구조조정해도 시중은행들에게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부담을 안게 되겠지만 두 은행도 충분히 감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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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되더라도 상장 은행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한계기업들에 대한 은행 익스포저(신용사건 발생 시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받기로 약속된 대출 금액)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며 “또 상장 은행들의 경우 매년 신용위험 평가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구조조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계기업은 보통 이자보상비율(영익이익/이자비용×100)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도 이자도 갚기 힘든 형편의 기업을 뜻한다.
한국투자증권이 파악한 한계기업의 총부채는 283조 원이다.
이 가운데 주채권은행을 파악할 수 있는 130조 원의 부채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3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우리은행(28%), KEB하나은행(16%), 신한은행(8%), KB금융(7%)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시행되면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부담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하지만 두 은행 모두 이런 위험을 반영하고도 남을 정도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주가 등에 우려할 만한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가순자산비율이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비율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값이 증권시장에서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현재 대부분의 상장은행들의 PBR은 1 미만이다.
이 연구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 부총리는 15일 국회에서 “채권단에 기업 구조조정을 맡겼는데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에 범정부 협의체를 만들었다”며 “필요하면 기구를 격상해 구조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