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에 발맞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펀드 직접 판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투자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당분간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펀드를 판매하는 데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앱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은 영업망을 직접 갖춰야 하는 등의 이유로 펀드를 직접 판매하기보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판매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문화가 금융권으로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김 대표가 모바일앱을 통한 펀드 직접 판매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모바일앱을 통해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쪽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펀드 직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기존 펀드 판매채널인 은행, 증권사 등이 펀드 판매와 관련해 상품 선정절차를 까다롭게 바꾸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모바일 직판을 시작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모바일로 펀드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고객 관점에서 자산운용사로부터 펀드를 직접 구매하면 판매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판매보수(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더욱이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직접 판매하면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와 불완전판매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최근 라임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옵티머스펀드 등 환매중단에 따른 손실 사태가 벌어지면서 판매사와 자산운용사들 사이 책임론 공방이 되풀이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모바일 채널이 펀드 판매채널로 자리를 잡기 못했기 때문에 한화자산운용이 초기 투자 대비 단기적으로 판매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서 5월 발표한 '2019 펀드 투자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 가입창구 비중은 은행(47.3%), 증권사(41.3%), 보험사(10.2%), 펀드슈퍼마켓(1% 미만) 등으로 나타났다.
펀드슈퍼마켓은 한국포스증권에서 운영하는 펀드 온라인판매 플랫폼이다. 한화자산운용도 펀드슈퍼마켓을 거쳐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모바일앱을 통한 펀드 직접판매는 김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과도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51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연계 금융서비스 강화, 대체투자 운용사 인수 등과 더불어 디지털 금융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펀드 직접판매와 관련해 구체적 일정을 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새로운 사업영역을 살펴보다
펀드 직접 판매를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