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을 팔아 3천억 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두면서 포스코 주식의 처분 여부에도 관심이 몰린다.
KB국민은행은 과거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SK와 지분을 맞교환한 뒤 10년가량 보유해왔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포스코 지분 1.81%(157만9112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까지 SK 지분도 들고 있었으나 모두 처분했다.
KB국민은행은 2008년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주식 837만9888주(2.35%)를 포스코 주식 77만3195주(0.89%)와 맞교환했다.
당시 지주사체제 전환으로 KB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해야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철강회사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백기사가 필요했던 포스코와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2009년, 2011년에도 포스코와 주식을 맞교환했고 지분율은 1.81%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KB금융지주 지분율도 4%로 확대됐다.
그 뒤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현재 1%가량만 남겨두고 있다.
KB국민은행도 포스코와 SK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에 SK 지분은 매각하면서 큰 차익을 거뒀지만 포스코 주가는 지지부진해 매각할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주가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26일 기준 17위에 그친다.
두 회사가 처음으로 주식을 교환하기로 결정했던 2008년 12월 포스코의 주가는 38만 원대였으나 현재 주가는 18만 원대다.
최근 10년 동안 포스코의 주가 추이를 볼 때 2010년과 2017년의 주가가 가장 높았다. 2017년에 처분하는 게 수익 측면에선 훨씬 유익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반면 SK 지분을 매각하면서는 차익을 크게 봤다.
KB국민은행은 최근 SK 지분 3%가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처분했다. 가격은 주당 28만 원가량으로 모두 더해 5천억 원 수준이다. SK 주가가 최근 SK바이오팜 상장을 앞두고 큰 폭으로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2011년 SKC&C 지분 4.1%를 인수했다. 거래금액은 2천억 원 수준이었다. 차익이 무려 3천억 원에 이른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지주사체제 전환으로 KB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처분해야 했고 0.9%를 SK텔레콤에 팔았다. 대신 SKC&C지분을 인수했다.
그 뒤 SK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SK와 SKC&C를 합병하면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SKC&C 주식은 SK 주식이 됐다.
이번 KB국민은행의 SK 지분 매각은 여러 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보유한 지 10년 만의 매각이었던 데다 ‘호재에 떠나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처럼 주가 상승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날에 미련 없이 지분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2011년 거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당시 KB국민은행 CFO로 재직하던 시절 이뤄졌다. 윤 회장이 10년 가까이 기다린 끝에 150%에 이르는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반면 KB금융 지분을 맞교환한 SK텔레콤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지분 0.9%를 2018년 모두 매각했다. 당시 지분 매각을 통해 모두 18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는데 최초 취득가액 2천억 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