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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매물로 무얼 내놓을까, 시장은 매각순위에 주목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24 14: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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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어떤 기업을 매물로 내놓을까?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매물의 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는데 시장은 박 회장이 기업의 매각순위를 어떻게 매길지 주목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원</a> 두산그룹 매물로 무얼 내놓을까, 시장은 매각순위에 주목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내놓은 대형매물들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작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매각자산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당장의 현금 창출력, 미래 가치, 두산중공업 지원가능 규모 등 상충하는 여러 고려사항이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중공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가장 직접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조만간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두산밥캣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두산중공업이 흡수합병하고 사업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31%를 보유한 지배회사인 만큼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면 바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분할 뒤의 투자회사를 흡수한다면 두산밥캣이 창출하는 현금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박정원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물화 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자회사 두산밥캣의 매물화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두산그룹 건설기계 영업이익의 62.9%를 두산밥캣이 냈다는 점을 들어 두산밥캣이 분리된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매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마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박 회장이 더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두산밥캣 뿐이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지주사격 두산의 모트롤BG(유압기기사업), 화공플랜트 계열사 두산메카텍 등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시장과 눈높이 차이만 확인했을 뿐 진전은 없었다.

두산타워와 클럽모우CC골프장등 부동산의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두산이 두산타워를 담보로 확보한 4천억 원의 자금과 두산타워 입점 점포의 보증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매각으로 두산그룹이 확보할 현금은 4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두산밥캣을 실제 매물로 내놓지 않더라도 만약을 대비해 매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는 매물화 방식 정도는 고민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그룹의 자산 매각을 재촉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매물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박 회장에게 매물 선정과 재정비의 시간을 주겠다는 뜻이 함께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이 추진하는 ‘친환경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원칙을 두산중공업뿐만 아니라 두산그룹 전체에 적용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두산그룹이 채권단과 약속한 3조 원을 마련한다는 기조 아래에서 두산퓨얼셀이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정도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들이 잠재적 매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회장도 이에 발맞춰 매물들의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별도로 매물 재정비와 추가 매물의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건설은 이에 앞서 15일 물적분할을 통해 장기 미회수 매출채권을 안고 있는 자산들을 신설법인 밸류그로스로 넘겼다. 매물과 부실자산을 분리해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박 회장은 최근 두산그룹의 벤처투자계열사 네오플럭스도 매물로 내놓았다. 금융사와 건설사 4~5곳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예비입찰이 흥행하지 않았던 두산솔루스도 최초 매각을 논의했던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스카이레이크)와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스카이레이크에 입사했다. 김 회장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의 친분이 김 전 차장의 입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스카이레이크가 먼저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뒤 최종적으로 한화그룹이 두산솔루스를 품는 과정에 김 전 차장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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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5년 한화에너지가 스카이레이크에서 공장 자동화솔루션 전문회사인 에스아이티를 인수하는 등 한화그룹이 스카이레이크 산하 회사를 인수한 전례가 있어 재계에서도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그룹 야구단 두산베어스의 매각 여부도 여전히 관심사다.

두산베어스는 선수단의 가치에 서울 지역연고의 프리미엄이 더해져 2천억 원 안팎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박 회장을 포함한 두산그룹 오너일가는 대부분 야구를 좋아해 두산베어스에 애착을 보인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두산베어스는 끝까지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과 자금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면 두산베어스도 매각할 수 있다는 시선이 함께 나온다.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베어스의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도 광고계열사 오리콤과 두산베어스는 매각명단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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