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는 정밀함을 필요로 하는 의료계에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많이 쓰인다. 하지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총을 만들 수도 있다. 일본에서 3D프린터로 실제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총을 만든 일이 일어났다. 3D프린터가 지닌 빛과 그림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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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프린터로 만든 총 |
일본경찰은 8일 3D프린터로 만든 권총 5정을 보유하고 있던 이무라 요시토모를 총포도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대학교 교직원인 그는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권총 설계도 정보를 입수해 플라스틱부품으로 권총을 제작했다.
권총 제작에 사용된 3D프린터는 인터넷을 통해 6만 엔에 구입했다. 실탄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 감정결과 권총 5정 가운데 2정은 실제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살상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무라는 “자기방어를 목적으로 권총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본에서 권총을 소지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만들었지만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총기소지가 금지된 일본에서 비전문가도 간단히 총기를 만들 수 있게 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은 이번에 이무라를 구속함으로써 총기복제도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에서 총기뿐 아니라 신용카드 정보를 훔칠 수 있는 단말기 등 각종 기기들도 3D프린터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 3D프린터로 총기제작이 이루어져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은 총기소지를 허용하는 나라인데 필라델피아주는 최초로 3D프린터 총기제작과 사용을 금지했다.
사이버 무정부 조직을 내세우는 디펜스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은 설계도면을 인터넷에 공개해 미국 국무부가 권총 설계도면 '리버에이터'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일도 있다. 하지만 이 도면은 10만 건 이상 내려받아졌고 이미 널리 유포되고 있다.
3D프린터는 물론 이점도 많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뿐 아니라 화장품, 건축, 장난감까지 여러 물건을 만드는 데 비용과 시간을 줄여준다.
미국에서 심장기형을 가진 아기의 심장과 똑같은 모형을 3D프린터를 이용해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성공적으로 아이의 수술을 마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대학교의 연구원은 인간 세포와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간의 심장기관을 만들 수 있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또 중국기업은 3D프린터를 사용해 주택을 건설했다며 건축비용이 기존비용의 절반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안전성만 확인되면 3D프린터를 이용한 건축이 대량보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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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프린터 |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 한국계 여성은 창업컨퍼런스를 통해 색조화장품 제조가 가능한 3D프린터를 선보여 수백가지의 색조화장품을 가정에서 쉽게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00억 원을 투입해 2016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및 시도 과학관 등에 개설된 ‘무한상상실’ 등 3천 곳에 3D프린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2018년부터 3D프린팅내용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3D프린터는 비싼 가격 때문에 영세기업과 일반가정이 구입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100만 원대의 저렴한 3D프린터도 나오고 있다. 초정밀작업이 가능한 기업용 프린터도 수년 안에 200만~3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