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K의 C&C부문 등이 코로나19가 불러온 의료산업 규제완화 흐름을 기회로 디지털 헬스케어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5G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의료서비스시장에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하 SK 대표이사 사장 겸 SKC&C 사업부문 대표.
18일 증권가 분석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비대면진료 등 디지털의료시스템과 서비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월 개인정보보호법을 포함한 데이터3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최근 정부가 비대면의료서비스를 포함한 디지털 바탕의 비대면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가운데 SK텔레콤이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앞세워 국내외 사업 확장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특히 사물인터넷과 5G 등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통신서비스사업과 연관성이 깊다. SK텔레콤이 기존 통신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비통신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인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디지털헬스케어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5G통신,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트렌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과 협력해 디지털헬스케어장비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SK텔레콤이 헬스케어 신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자회사로 개인용 만성질환 관리서비스를 출시를 시작으로 의료기관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운영 솔루션 개발과 공급사업도 펼칠 계획을 세워뒀다.
하반기에는 당뇨관리서비스 플랫폼을 들고 중국 현지 진출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의료장비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엑스레이기기를 개발한 나노엑스에 투자했고 한국에 의료장비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차세대 영상의료장비시장은 2026년 약 45조 원 규모로 증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지주회사 SK의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SKC&C도 헬스케어사업부를 따로 두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플랫폼 개발과 응급의료분야 혁신서비스 개발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SKC&C는 현재 아주대학교 의료원과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을 적용한 뇌출혈 영상 판독 기술의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뇌경색, 뇌종양 등 주요 뇌신경계 질환으로 인공지능 영상 판독 기술을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SKC&C 헬스케어사업부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에 바탕한 신약 개발 플랫폼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과 함께 신약 개발 초기 후보물질 탐색단계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약물 설계 플랫폼’도 개발했다. SKC&C의 약물 설계 플랫폼은 신약 후보물질이 보유한 성질과 약효, 독성 등 특성에 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로 하는 속성에 부합하는 신규 화합물을 설계해준다.
SKC&C의 이런 기술과 플랫폼은 SK그룹의 전통적 바이오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 바이오헬스분야에서 SK그룹이 사업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2018년 3년 동안 새로운 사업 발굴과 개발에 80조 원을 투입하겠다며 5대 신사업 투자대상으로 반도체, 에너지, 차세대 ICT, 미래 모빌리티와 함께 헬스케어를 꼽았다.
문경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의 필요성과 수요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국내시장도 계단식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규모는 최근 4년 동안 한 해 평균 117% 성장했고 앞으로 5G 인프라가 구축되고 사물인터넷 활용이 보편화되면 모바일헬스케어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