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치매 치료제 국내 허가권 이전의 공백을 다른 치매 치료제 개발로 만회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편의성을 고려한 패치제와 주사제 제형 등 2가지 방식의 치매 치료제를 모두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약 20년 동안 대웅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의 국내 허가권이 한독으로 이전되면서 대웅제약이 개량신약 치매 치료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00년 8월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로 처음으로 허가를 받은 아리셉트의 허가권을 그동안 보유했다.
대웅제약이 아리셉트의 원료를 공급받아 생산하고 글로벌 제약회사 '에자이'의 한국 법인이 판매를 담당하는 형태로 업무분담이 이뤄졌다.
그러나 2018년 에자이가 대웅제약이 아닌 종근당과 아리셉트 제품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아리셉트의 국내 허가권도 한독으로 이전했다.
아리셉트는 국내 치매 치료제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아리셉트의 국내 시장규모는 656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20여 년 동안 아리셉트를 생산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웅제약의 치매 치료제 연구개발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웅제약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치매 치료제 주사제는 아직 동물실험단계에도 이르지 못했고 패치제 역시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상이 승인돼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웅제약은 치료약물 투약 편의성이 높고 약효 지속시간도 긴 도네페질 주사제와 패치제를 연구개발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된다면 경쟁업체 제품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치매환자는 인지장애로 복약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어렵고 알약을 삼키기 힘들어 한다. 이 때문에 경구제보다 지속시간이 긴 주사제나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제 형태의 치매치료제에 관한 수요가 많다.
대웅제약은 1회 주사로 1~3개월 동안 약물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해 치매 치료제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에는 약물이 급격히 다량 방출되는 버스트 현상을 억제하는 약물 전달시스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이 개발을 목표로 하는 패치제 약물의 긴 지속기간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도네페질 패치형 치매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아이큐어의 패치제는 1주일에 2회 부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1주일에 1회 부착하는 패치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헬스케어'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30만 명에 이르며 관련 치료제시장은 연간 4조원(33억 달러) 규모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