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이 자본확충에 성공해 재무위기에서 벗어날까?
12일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준비하는
한태근 사장이 주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정부로부터 300억 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매달 200억~300억 원에 이르는 고정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어서
한태근 사장은 자구안으로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재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기로 했다”며 “에어부산은 앞으로도 항공기 리스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임직원 휴직을 병행하는 등으로 비용절감을 위해 전방위적 자구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현재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총수는 1억 주이고 현재까지 발행한 주식 수는 모두 5207만주이다.
현재의 정관에 따르더라도 4793만주의 주식을 발행할 여유가 있는데도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감이 높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올해 1분기 부분자본잠식이 우려될 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
부분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에어부산의 자본금은 2019년 기준으로 520억 원이고 자본총계는 1081억 원이다. 부분자본잠식까지 남은 여유금은 561억 원인 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에어부산이 2020년 1분기에 영업손실 400억 원 이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태근 사장으로서는 2분기에도 항공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자구책으로 자본확충을 위한 정관변경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현재 에어부산의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44.2%를 쥐고 있고 부산시와 부산은행 등 지역기업이 45.6%, 소액주주가 10.2%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200억 원을 투자했지만 환매중단 사태로 171억 원의 손실을 보며 주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펀드 투자사안은 이사회에 보고사항이 아니었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한태근 사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태근 사장이 자구책으로서 선제적으로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더라도 앞으로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확충을 할 때 기존 주주들의 손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에어부산은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지역에 대한 책임이 적지 않다”면서 “향후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기존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손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의 주주 가운데 하나인 부산시는 에어부산의 존립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부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향토기업으로서 에어부산이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한 만큼 바로 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