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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왼쪽)과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
지방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수도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건설사들은 수도권에서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과연 서울에 언제 입성할지 주목된다.
재건축연한 완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으로 서울의 낡은 아파트들의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은 중견 건설사들의 서울 진출에 더욱 힘을 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견 건설사 각축장된 수도권 신도시 분양시장
호반건설은 떠오르는 중견건설사의 대표주자다. 호반건설은 1989년 설립해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2005년 수도권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에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만5천 가구의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해 대우건설에 이어 주택공급실적 2위를 차지했다. 호반건설은 올해 1만7천 가구를 공급하기로 하고 신규분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호반건설은 상반기 수도권인 광교신도시, 동탄2신도시, 송도국제도시, 부천옥길, 수원 호매실지구 등에서 분양 흥행에 성공했다.
중흥건설도 최근 주택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흥건설은 올해 처음으로 자산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중흥건설은 1983년 호남지역에서 출발해 2000년 남양주시 마석지구를 시작으로 수도권에 진출했다.
중흥건설은 중흥S-클래스 브랜드를 통해 세종시 등에서 주택사업을 확장해 왔는데 올해 광교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분양을 계기로 수도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흥건설은 올해 1만7천 가구 공급목표를 세웠는데 4천 가구 이상을 수도권에서 공급하려고 한다.
우미건설은 우미린이라는 이름으로 주택사업을 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용인 역북지구에 우미린센트럴파크 분양에 나섰고 오는 10월 평택 소사벌지구에 우미린레이크파크를 분양한다. 오는 11월에도 시흥 은계지구에 우미린 1차를 분양하는 등 분양계획이 이어져 있다.
우미건설은 1986년 설립된지 15년 만에 경기도 용인에 택지를 매입해 수도권에 진출했다. 우미건설은 올해 지난해의 2배가 넘는 9천 가구 공급을 목표로 순항중이다.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 원 달성도 바라보고 있다.
◆ 중견 건설사 서울진출 어디까지 왔나
모아건설은 최근 서울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모아건설은 지난 23~24일 문래역 모아미래도 222가구를 분양했다. 모아미래도는 최고 36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공급물량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모아건설은 1989년 광주에서 설립된 우신주택이 전신으로 1990년 모아건설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다. 최근 세종시, 동탄, 판교 등 신도시에서 모아미래도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국에서 2만5천 가구 이상을 공급해 왔다.
모아건설은 이번에 26년 만에 서울에 진출했는데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반건설은 올해 12월 송파구 오금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나선다. 일반분양은 220가구로 공급물량이 많지는 않으나 호반건설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라 흥행에 관심이 쏠린다. 호반건설 역시 26년 만의 상경이다.
그러나 서울에 입성했다고 끝은 아니다. 모아건설이 영등포에서 분양했듯이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들이 서울 중심권에서 다소 비껴난 지역에 자리잡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강남·서초·목동 등 서울에서도 높은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서울 입성보다 더 어렵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지역 등 고급주거지역의 재건축사업은 단순히 가격경쟁력만으로 어렵다”며 “특화설계와 시공 뒤 관리 노하우 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그 눈높이를 맞출만한 건설사는 사실상 몇 군데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중견건설사의 서울 진출은 앞으로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건설경기 부진 속에 국내 주택사업에 눈을 돌린 대형건설사들이 알짜배기 사업지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지역에서 중견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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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
◆ 인수합병, 서울 진출 또다른 길
마치 비상장사가 상장사를 인수해 우회상장을 하는 것처럼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를 보유한 건설사를 인수해 단숨에 서울 진출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인수합병은 중견 건설사가 들어가기 힘든 강남권 진출의 ‘프리패스’로 여겨지기도 한다.
올해 3월 동양건설을 인수한 EG건설이 대표적인 예다. EG건설은 몇 년 전부터 더원(the 1)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수도권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서울에 진출할 정도의 건설사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EG건설은 동양건설산업을 160억 원에 인수해 종합건설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동양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을 손에 넣어 서울에 입성했다.
동양파라곤은 청담, 논현, 서초, 방배 등 강남 노른자위 지역을 포함해 목동, 한남동, 여의도동 등 서울시의 주요 지역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지은 브랜드다. EG건설은 기존 더원과 파라곤을 함께 사용하면서 주택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은 최근 동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부건설은 시공능력평가 27위의 중견건설사로 아파트 브랜드 톱10에 꼽히는 센트레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동부건설 인수에 부영, 호반건설, 이랜드 등 대기업이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인수에 나서지 않았으나 삼라마이다스가 센트레빌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삼라마이다스그룹은 2012년 과거 주택부문 강자였던 우방건설을 인수해 건설사업을 키웠다. 우방건설은 서울 지역에 다수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삼라마이다스그룹은 우방건설 인수 뒤 서울지역에서 주택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동부 센트레빌을 인수해 다시 서울로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