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밝힌 삼성의 ‘태블릿피씨 시장1위’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태블릿피씨시장의 시장점유율에서 애플과 격차를 크게 줄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폐쇄적 운영체제(OS) 정책이 삼성전자에 추격의 여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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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
삼성전자의 태블릿피시 시장점유율이 점차 높아져 1위인 애플과 격차를 줄였다고 시장조사기관 IDC가 1일(현지시각) 밝혔다. IDC 발표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1분기 태블릿피씨 시장점유율은 32.5%다. 2위인 삼성전자의 22.3%보다 10.2%포인트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볼 때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애플의 경우 전년동기 시장점유율 40.2%에서 7.7%포인트가 줄었다. 애플의 태블릿피씨인 ‘아이패드’ 출하도 1950만 대에서 1640만 대로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7.5%에서 이번에 22.3%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시장에 내놓은 물량도 850만 대에서 1120만 대로 늘어났다.
신종균 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스마트폰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굳혔다”며 “태블릿피씨분야에서도 1위를 하는 것이 앞으로 목표”라고 밝혔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폐쇄적 운영체제가 태블릿피시 판매량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애플은 독자적 iOS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아이패드를 고집하고 있다. 전체 제품종류도 적은 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범용성이 높은 안드로이드를 태블릿피시 운영체제로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도 윈도 등 다른 운영체제와 연결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것도 시장점유율 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IDC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신사와 협력해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씨를 ‘묶어팔기’하는 등 공격적 영업 전략을 썼던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지난해 6월 갤럭시S4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산 고객에게 갤럭시 노트 8.0을 199달러에 할인판매하는 마케팅을 펼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독보적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이용해 태블릿피씨 판매량도 높인 셈이다.
태블릿피씨 사용자들이 태블릿피시의 교체주기를 늦추는 것도 애플이 삼성전자의 추격에 쫓기는 원인으로 보인다. 교체주기를 늦추면서 충성도가 높은 애플제품에 대한 구매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IDC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출하된 전 세계 태블릿피씨는 총 4860만 대다. 올해 같은 시기에 5040만 대가 시장에 나왔다. 1년 동안 태블릿피씨 출고량이 3.9%밖에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톰 메이넬리 IDC 디바이스 및 디스플레이부문 부사장은 “화면이 넓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전에 출시된 태블릿피씨도 사용자가 그 어느 때보다 오래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2분기에 두 회사의 태블릿피씨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애플은 3분기 이후에 새 태블릿피씨 제품을 발표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신제품을 계속 내놓는다.
피터 킹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 태블릿피씨 부문 이사는 “애플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제품출시 주기를 연말로 옮겼기 때문”이라며 “아이패드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점유율을 더 잃은 자리를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품이 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