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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다시 대국민사과를 할 뜻을 비쳤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 사과를 놓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사과가 아니다”라고 반발하는 등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데 대해 박 대통령 스스로 내놓은 반응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종교계 지도자 10인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도 만들고 대안을 갖고 국민들께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앞으로 기자회견이나 대국민담화처럼 국민과 마주하는 방식으로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한 번 더 사과에 나설 것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런 박 대통령의 사과는 역풍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5천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에게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라며 "비공개사과는 사과도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일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사과와 관련해서도 62.7%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31.1%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종교계 지도자와 간담회에서 "이번에 사고를 수습하면서 정부의 재난대응 시스템의 취약성에 대해서 절감했다"며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되는 정부로서 이번 사고로 국민들의 큰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도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사고 희생자 합동분양소를 방문해 일본 조문객을 위로한 것을 두고 제기된 연출 의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유언비어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퍼짐으로써 국민들의, 또 실종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에 상처에 주고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게 돼서 정말 더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은 국민에게나 국가,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과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박남수 천도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회장인 돈관 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인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등 10명의 종교계 지도자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종교계 지도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3월19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한 이후 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