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드라마 전문 제작회사 '스튜디오S'를 통해 '킬러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박정훈 SBS 사장은 상대적으로 제작 자율성이 높은 스튜디오S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부와 협력도 적극 추진해 흑자경영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박정훈 SBS 사장(왼쪽)과 한정환 스튜디오S 신임대표가 30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1일 SBS는 ‘스튜디오S’를 공식 출범하면서 연간 20~30여편의 드라마를 제작해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스튜디오S는 드라마 전문 제작회사로 SBS의 100% 자회사다. 기존 '더스토리웍스'가 회사이름을 변경해 4월부터 스튜디오S로 공식 출범한다.
스튜디오S는 스타 작가와 PD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흥행은 물론 저작권 판매 등 다양한 수익을 얻을 있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제작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BS 드라마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도 스튜디오S에 주어진 임무 가운데 하나다.
박 사장이 스튜디오S에 공을 들이는 것은 드라마 전문 자회가가 지닌 여러가지 이점 때문이다.
스튜디오S는 거대 조직의 한 부서로 있을 때와 다르게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어 시장에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독립 자회사를 세우게 되면 기업 공개(IPO) 등을 통해 자본유치도 수월하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지니게 된다. 기존에는 지상파를 둘러싼 각종 규제가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외부 회사들과 협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박 사장은 스튜디오S를 만들면서 CJENM에서 독립한 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성공 스토리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자회사는 콘텐츠의 유통 경로를 다각화하는 데도 유리하다.
본사 소속일 때와 달리 자회사는 수익성을 최우선에 놓고 SBS를 포함한 방송국 채널과 넷플릭스, 웨이브(Wavve) 등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드라마를 공급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자회사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SBS가 보유하고 있는 스타작가, PD 등 핵심 인력의 유출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박 사장은 그동안 킬러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드라마 전문 제작사에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9월 웨이브를 출범하면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SBS의 재산을 모두 끌어모아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데 투자하고 있다"며 "곧 성과가 나올 것이며 '제2의 런닝맨' '제2의 모래시계'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SBS는 최근 10년 동안 실적이 좋지 못했다. 2011년부터 영업이익 하락세가 지속됐고 2017년 영업이익 187억 원을 냈지만 2018년 5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25억 원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