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KDB산업은행의 대수술에 들어간다.
임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비금융자회사 20여 개를 조만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이 결정된 회사에는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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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
임 위원장은 또 산업은행이 맡고 있던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다른 기구에 맡기는 방안도 추진한다.
임 위원장은 8일 “산업은행의 비금융자회사 가운데 구조조정과 창업지원 등 투자목적이 이뤄진 기업을 조속히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비금융자회사 116개를 거느리고 있다. 경영상태가 악화된 대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쌓인 부실채권도 늘어나고 있다.
임 위원장은 “116개 비금융자회사 가운데 부실기업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0개 정도이며 나머지는 벤처기업 지분투자”라며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등을 팔고 벤처 지분도 매각해 산업은행의 비금융자회사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자회사 부실화와 관리소홀로 질책을 받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로서 대규모 부실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론에 몰리고 있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은행은 출신 임원을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하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구성원에 기업금융4실장을 넣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경영진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했고 대규모 회계 부실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사업체계를 전반적으로 재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를 목적으로 한 자회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정책금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기업의 생애주기 관점에서 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강한 중소기업의 발굴과 육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정책금융 역할강화 방안을 10월 안에 내놓기로 했다. 이 방안은 산업은행의 자회사를 매각하고 대출보다 투자금융에 집중하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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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금융위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기업 자산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맡았던 부실기업 구조조정 업무도 10월 출범하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에 넘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는 21일 열리는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등을 불러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사태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은 7일 언론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철저히 문제를 따져보겠다”며 “산업은행의 부실기업 관리 능력이 회의적인 만큼 구조조정 전문기구를 별도로 만들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금융자회사인 KDB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의 매각공고를 10월 초에 내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43%), 산은자산운용(100%), 산은캐피탈(99.92%)의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은 민간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금융자회사도 순차적으로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