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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 등 21명(추정)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통신이 두절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로 추정되는 배가 6일 추자도 남쪽의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2㎞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제주해경 영상 캡쳐> |
또 다시 비극적 사고가 바다에서 발생했다.
불과 1년반 전 세월호 참사를 겪은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판박이’사고다.
5일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전남 해남 선적의 낚싯배 돌고래호가 전복돼 10명이 숨지고 3명이 구조됐다.지금까지 실종자는 8명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부터 구조, 수습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돌고래호 침몰은 ‘작은 세월호 사건’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만큼 지난해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해경은 사고가 난 지 하루가 지나도록 정확한 승선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출항 때 22명의 승선 명단이 제출됐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배에 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구조된 생존자 중에는 명단에 없는 인물도 있었다.
해경은 6일에야 승선 인원을 21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정확한 사고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골든타임’때 신속한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사고에서도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는 5일 오후 8시40분경 돌고래호와 함께 출항한 돌고래1호로부터 통신두절 신고를 받았지만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는 23분 뒤인 9시3분에야 보고가 이루어졌다.
세월호 부실 대응으로 해체돼 국민안전처 산하로 재편된 해경은 최고 신고후 다음날 6시25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수색에 나섰지만 세월호 참사때와 마찬가지로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했다.
생존자를 처음 발견하고 구조한 것은 민간 어선이었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해경 함정이 멀리 지나가는 게 보여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불빛도 비추지 않고 가버렸다고 한다.
승선자에 대한 안전관리와 안전의식에도 구멍이 나 있었다.
생존자 박모(38)씨에 따르면 “비가 와서 구명조끼가 축축해 대부분이 착용하지 않은 채 옆에 놔두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후 정부는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국민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지만 역시 말뿐이었음이 이번 사고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세월호 참사 때와 다른 점은 딱 한 가지가 있었다.
배를 책임진 선장의 행동이다.
세월호 때 혼자 살겠다고 수백명의 승객을 내팽개치고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달리 돌고래호 김철수(46) 선장은 배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순간까지 “해경과 연결됐다. 곧 구조하러 온다. 걱정 마라”며 배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김 선장은 6일 오후 사고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통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