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엠더블유와 다산네트웍스 등 한국 통신장비회사들이 일본의 정보기술(IT)기업 라쿠텐의 통신시장 진출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증권사의 분석을 종합하면 라쿠텐을 비롯한 일본 통신회사들의 통신망 투자 급증이 한국 통신장비업체들의 매출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김덕용 케이엠더블유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레포트를 내고 “라쿠텐의 공격적 망 투자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일본 수출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4월 일본 라쿠텐 이동전화 상용화 서비스 개시, 3월 KDDI 5G통신 상용화 개시 등으로 일본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투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라쿠텐의 통신망 투자 확대는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의 매출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장비업계에서는 특히 케이엠더블유와 다산네트웍스가 일본 통신시장 경쟁 심화의 수혜를 많이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일본 통신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회사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라쿠텐과 접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케이엠더블유는 협력사인 노키아를 통해 라쿠텐에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케이엠더블유는 노키아에 매출의 약 70% 정도를 의존하고 있는데 노키아는 라쿠텐의 대표적 협력사 가운데 하나다.
라쿠텐은 LTE통신 장비 공급사로 노키아를 선정했으며 6월부터 상용화를 시작하는 5G통신 분야에서도 노키아와 협력하기로 했다. 라쿠텐은 노키아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유무선 통신망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케이엠더블유는 실제로 올해 초 노키아를 통해 라쿠텐에 54억 원 규모의 LTE통신용 안테나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케이엠더블유는 대용량 다중입출력장비(Massive MIMO)를 노키아에 독점공급하고 있는데 이 장비는 5G통신망 구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장비인 만큼 라쿠텐이 5G통신 상용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케이엠더블유의 매출이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다산네트웍스 역시 라쿠텐의 등장으로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통신장비회사 가운데 하나다.
다산네트웍스의 자회사인 다산존솔루션즈는 지난해 말 라쿠텐의 5G통신 모바일 프론트홀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모바일 프론트홀이란 기지국에서 모은 무선 데이터신호를 중앙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하는 유선구간을 말한다. 다산네트웍스에 따르면 다산존솔루션즈의 솔루션은 프론트홀 뿐 아니라 통합기지국을 통신 중추망과 연결하는 ‘백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솔루션이다.
라쿠텐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방식으로 네트워크망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역시 다산네트워크에게는 호재다.
다산네트워크는 2014년에 국내 최초로 KT 기가인터넷 오피스 상용망에 SDN 스위치를 공급했고 2017년에도 역시 국내 최초로 글로벌 개방형 SDN 표준단체인 개방형네트워킹재단(ONF)의 SDN 스위치 국제인증을 획득하는 등 SDN 스위치 분야에서 커다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산네트워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라우터 역시 일본 통신시장의 경쟁 격화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제품의 하나로 꼽힌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통신사 사이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라쿠텐, KDDI,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등 일본 통신사의 라우터, 모바일 백홀 네트워크 관련 투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며 “2020년부터 다산네트웍스의 일본 매출 발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