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이 기업공개(IPO) 단독 대표주관을 4년 만에 맡은 엔피디의 상장을 놓고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 마음을 졸이고 있다.
엔피디는 휴대전화부품 제조업체인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부진 여파로 투자열기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
▲ 서명석(왼쪽)·궈밍쩡 유안타증권 공동대표이사. |
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16일로 예정된 엔피디의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성이 커진 데 따라 2월25일로 예정됐던 엔피디의 기업투자설명회(IR)를 취소했다.
다만 2월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그대로 진행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엔피디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30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설명회 취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생각보다 많은 기관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기대이상의 수요가 몰리자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해 홍보하는 기업투자설명회(IR)까지 취소되는 등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피디뿐만 아니라 화장품 소재전문기업 엔에프씨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생산하는 서울바이오시스 등 기업들도 코로나19 여파로 기업공개 계획을 수정했다.
엔에프씨는 청약일정을 2주가량 연기했고 서울바이오시스는 공모가를 낮췄다.
3일 상장하는 항공우주기업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20.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공모가는 1만 원으로 책정됐다. 회사에서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 1만3천~1만5천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2020년 첫 기업공개였던 IT솔루션업체 위세아이텍의 주가는 2월10일 상장 첫 날 시초가 1만3900원에서 10.79% 떨어진 1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 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뒤이어 상장하는 전력케이블 제조기업 서남과 나노소재기업 레몬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일 상장한 서남 주가는 시초가 3900원보다 21.79% 뛴 4750원에, 28일 상장한 레몬 주가는 시초가보다 20.67% 높아진 1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남의 공모가는 3100원, 레몬의 공모가는 7200원이었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기업공개 일정이 변경되고 상장 흥행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유안타증권은 4년 만에 기업공개 단독주관을 맡은 엔피디 상장의 흥행이 절실하다.
유안타증권은 엔피디의 공모가액 할인율을 33.2%~42.7%로 정해 흥행몰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적 공모가 할인율보다 높은 할인율을 책정해 흥행을 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할인율을 높이고 공모가를 낮추는 것은 투자자들의 수요를 높이는 효과적 흥행전략”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기업공개로 성공적 트랙레코드를 쌓아 기업공개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투자금융(IB)부문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엔피디 기업공개 단독대표주관을 통해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골든센츄리의 기업공개 이후 4년여 만에 기업공개 대표주관 실적을 쌓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