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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2-28 14: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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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신한금융그룹에 재무적 통합을 마무리했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물리적 통합에는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통합신한생명' 출범계획을 미루고 당분간 보험계열사 실적 정상화에 힘쓰는 등 보험사업 운영방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3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용병</a>,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8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계획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구체적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지분 약 59%를 인수했고 최근 41%에 이르는 잔여지분도 사들이면서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신한금융그룹에 통합작업을 마무리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2020년 말 또는 2021년 초 합병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합병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전산시스템 통합 등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신한금융그룹이 통합신한생명 출범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구조조정 등 비용 효율화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내부 직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조직체계를 일원화하는 것도 합병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산 통합작업이 지연되며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생명보험업계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며 신한금융그룹이 보험사업 분야에 공격적 변화를 추진하기 어려워진 점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포함한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는 저금리기조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 감소, 변액보험 수익성 악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다.

신한생명의 2019년 연간 순이익은 1239억 원으로 2018년보다 5.5% 줄었고 오렌지라이프 순이익은 2715억 원으로 같은 기간 12.8% 감소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가 잇따라 올해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보험업계 경쟁 심화와 실적 악화를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푸르덴셜생명과 KDB생명이 금융지주사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이른 시일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이 일제히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를 위해 보험계열사에 지원을 강화할 계획을 세운 만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갈수록 치열한 경쟁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는데 이런 성과를 보여주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결국 조 회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에 이전처럼 속도를 내기보다 시장환경 등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늦추거나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재무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신한생명과 물리적 통합은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아 시간을 두고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당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서둘렀던 이유는 새 회계제도 도입 때문이다.

2022년부터 IFRS17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200% 이상으로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에 신한생명이 다소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신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27%, 오렌지라이프는 421%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경기 침체와 보험사 실적 부담 등을 이유로 IFRS17 도입을 늦출 가능성이 높아져 신한생명이 단기간에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할 이유가 더 줄어들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은 보험계열사를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신한금융의 사업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만큼 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진적으로 통합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에는 적어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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