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롯데그룹 측에 호텔롯데 이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추가로 상장할 것을 권유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은 27일 롯데그룹 측과 만나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20여 곳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형식 요건을 충족한다”며 상장 추진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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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유가증권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려면 자기자본 300억 원 이상, 상장주식수 100만 주 이상, 최근 매출 1천억 원 이상(3년 평균 700억 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거래소 측은 “롯데그룹 측과 만남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과 의례적으로 편하게 만나는 자리였다”며 “거래소의 상장 규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계열사별로 요건 충족 여부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롯데그룹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재원이 필요한 상태다. 호텔롯데 외 비상장 계열사들이 추가 상장되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이외에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등의 추가 기업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모두 80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장사는 10%인 8개에 불과하다.
거래소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와 관련해 대형 우량사에 적용하는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 절차) 등을 통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호텔롯데가 이른 시일 내에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자기자본 4천억 원 이상, 매출 7천억 원 이상(3년 평균 5천억 원 이상), 당기순이익 300억 원 이상(3년 합계 600억 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시킨 기업에게 상장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줄여주는 제도다.
거래소는 100만 원이 넘는 롯데그룹 고액주들에 대한 액면분할 필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면분할이란 납입자본금의 증감없이 기존 발행주식을 일정비율로 분할해 발행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액면가 1만 원짜리 1주를 둘로 나눠 5천 원짜리 2주로 만드는 것이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가장 비싼 주식 1, 2위는 롯데칠성음료(213만 원)과 롯데제과(186만7천 원)다. 롯데푸드도 106만2천 원으로 7번째로 주가가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