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가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소셜커머스업체들 가운데 처음이다.
김 대표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로켓배송을 통해 구축한 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통 플랫폼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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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쿠팡은 금융감독원에 오픈마켓 서비스를 위한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오픈마켓 사업을 하기 위해 전자지급 결제대행(PG)과 결제대금 예치(에스크로),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쿠팡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9월 중에 시작하기로 했다.
김수현 쿠팡 본부장은 “일반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중소 상공인들의 쿠팡 입점 문턱을 낮추게 됐다”고 말했다.
쿠팡이나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업체들은 법률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돼 있다.
통신판매업자는 판매활동에 최종책임이 있기 때문에 MD가 고객에게 상품을 선별해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주력한다. 이 때문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 가짓수는 3만여 개에 그치게 된다.
반면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등록돼 있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오픈마켓의 상품가짓수는 40만여 개로 소셜커머스보다 10배 이상 많다.
김범석 대표가 오픈마켓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 데는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6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쿠팡이 오픈마켓 회사들보다 모바일앱 이용자 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김 대표가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7월 월간 앱 이용자 수는 810만 명에 이르렀다. 반면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의 앱 이용자 수는 400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 대표가 소셜커머스 사업만으로는 성장한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소셜커머스업체가 전체 모바일쇼핑 비중의 75%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셜커머스업체의 매출은 오픈마켓보다 두세 배 이상 적다.
쿠팡은 소셜커머스라는 좁은 시장에서 티몬과 위메프와 출혈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에 매출 3485억 원과 영업손실 1215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