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면 구주매각 금액 3228억 원이 들어오게 된다. 기존 장부가액 3035억 원과 비교한 매각차익 193억 원은 2분기 회계에 반영된다.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증권업계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를 매각해 최대 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3분의 1이 채 안 되는 금액에 만족하게 됐다.
금호산업은 애초 아시아나항공 구주대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서 사장은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직후인 2016년 7월 대표에 올라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장을 역임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금호그룹을 지탱할 주력회사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 사장이 금호산업 경영을 통해 금호그룹 재건의 기틀을 닦는 데 공을 세울 수 있을지 건설업계 시선이 쏠린다.
금호산업 성장성에 관한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금호산업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천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냈다. 신규수주는 2조2220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31.6%, 신규수주는 8% 늘면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18년 순손실의 주요 원인이 됐던 아시아나항공 지분법 손실의 굴레에서도 벗어났다
신규수주 가운데 수익성 높은 주택부문 잔고가 많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금호산업 주택 신규수주는 2018년 6600억 원에서 2019년 1조1900억 원으로 80% 급증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기조, 공항공사 대형 발주 등 금호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은 누적 수주잔고와 주택분양 실적에 따라 향후 두 자릿수매출 증가를 보일 것”이라며 “예비타당성 면제사업 등 공공공사 확대, 금호산업이 경쟁력을 갖춘 대형 공항공사 발주 등을 시작으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호고속이 지고 있는 차입금 3700억 원과 관련해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금호고속은 2019년 3분기 말 기준 금호산업 지분 45.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4월까지 당장 차입금 1300억 원을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14일 금호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는 금호고속과 합병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금호산업 측은 이와 관련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구주대금이 기대보다 낮더라도) 3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올 한해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항공사, 민간투자사업에서도 사업 확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