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대형세단 G80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는 애초 2월에 새 G80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출시일정이 꼬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7일 울산 5공장의 1라인 가동을 재개했다. 이로써 13일 만에 울산의 모든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게 됐다.
울산 5공장에서는 제네시스의 G90, G80, G70 등이 생산된다.
트럭과 버스 등을 생산하는 전주 공장은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라인별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생산라인이 재가동됐지만 현대차가 당초 계획대로 2월 중에 G80을 출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3월에도 G80의 출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반떼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5년 만에 아반떼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내놓는다. 아반떼 판매량은 2018년 7만5831대에서 2019년 6만2104대로 18.1% 줄었는데 현대차는 완전변경모델을 통해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다른 신차들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차의 출시시점을 결정했는데 그런 점에서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아반떼와 G80을 같은 달에 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소형SUV 베뉴 출시시기와 맞물리지 않도록 쏘나타 터보와 하이브리드모델의 출시를 미룬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제네시스의 GV80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 현대차가 G80의 출시시기를 대폭 늦춰 2분기 뒤로 미룰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당분간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V80의 신차효과를 지속하는 데 방점을 찍고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제네시스의 기대작인 GV80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G80의 출시를 2019년 9월로 정해뒀다가 한 차례 미룬 적이 있다.
새 G80은 전신인 2015년 G80의 2세대 제네시스 출시 뒤 6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모델이다.
G80의 2019년 판매량은 2만2284대로 2018년 3만7219대에서 40%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G80의 출시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한 차례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