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와 재매각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빠르게 덜어내면서 그룹 재건을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
웅진그룹은 11일 코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에서 차입한 1조 원과 5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모두 상환한다.
넷마블에 코웨이 지분을 실질적으로 양도하는 모든 작업를 마친 뒤 매매대금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차입금을 모두 갚아 연간 1천억 원 규모의 이자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7일 넷마블과 코웨이 지분 25.08%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2거래일 뒤인 11일 매매대금 1조7400억 원 전액이 들어왔다.
코웨이 매각주체였던 웅진씽크빅은 배당확대 및 유상감사 등을 실시하며 시장 신뢰의 회복을 위한 주주친화정책도 실시하기로 했다.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빌렸던 차입금 상환 및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잔여 현금 2천억 원가량을 이용하는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2019년도 배당금을 1주당 310원으로 결정했는데 2017년 1주당 164원에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2018년도에는 따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보통주 12.5%를 유상소각하는 감자도 진행하기로 했다.
코웨이 인수를 위한 차입금을 갚는 것과 함께 배당 및 유상소각으로 코웨이 인수를 위해 급격히 불렸던 자본규모도 줄어들게 되는 만큼 웅진와 웅진씽크빅 모두 코웨이를 인수하기 전의 재무상황으로 돌아가게 된다.
코웨이 재매각으로 그룹 전반에 생겼던 상흔을 말끔히 지우기 위한 결정이자 코웨이 재매각으로 시장에서 실추됐던 신뢰도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다.
이번 유상소각 기준일은 4월25일로 코웨이를 매각한 뒤 웅진씽크빅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주주들을 위한 주주환원정책이다.
배당은 지난해 12월 말 코웨이를 품에 안고 있던 웅진씽크빅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주주들을 위한 정책이란 점을 감안하면 코웨이 인수 전후의 주주들을 나눠 각각 코웨이 재매각으로 확보한 잔여현금을 되돌려주는 셈이다.
웅진 관계자는 “코웨이를 인수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모두 되돌리는 수순”이라며 “잔여현금은 투명하고 공평하게 주주들에게 되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떨어졌던 기업 신용등급도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진행될 단기차입금 상환 과정에서 이자부담도 한결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2월15일 만기가 끝나는 74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리파이낸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당시 이자율 3.00~4.60%를 소폭이나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에 만기가 끝나는 1050억 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역시 코웨이 재매각대금으로 급한 불을 모두 끈 만큼 순조롭게 상환 또는 만기연장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웅진은 지난해 8월 웅진씽크빅과 웅진북센, 웅진플레이도시 주식을 담보로 1050억 원을 빌렸다.
코웨이 인수 이후 급격히 악화된 그룹 재무사정을 회복하기 위해 추진하던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작업도 한층 여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를 원하는 인수의향자들과 협상 테이블에서 웅진그룹의 급한 재무사정을 겨냥해 인수대금을 낮추려는 시도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웅진그룹이 희망하는 가격이 아니라면 굳이 끌려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