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영진약품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영진약품이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해 처음으로 연매출 2천억 원을 달성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의 임기 만료일이 3월8일로 다가오면서 영진약품 대표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진약품은 2004년 KT&G의 자회사로 편입된 제약사로 대표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해놓고 재신임을 묻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AT커니와 삼성전자, 다국적 제약사 GSK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2012년부터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근무했다. 2018년 3월 영진약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영진약품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며 연매출 2천억 원을 처음으로 달성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의 취임 첫 해인 2018년 영진약품은 매출 1864억 원, 영업손실 21억 원, 순손실 61억 원을 냈지만 2019년 매출 2213억 원, 영업이익 99억 원, 순이익 50억 원을 거두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영진약품이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일본에서 수요가 다시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영진약품은 의약품을 위탁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2018년 일본 거래처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재고가 쌓여 수출 부진을 겪었다.
이 대표는 수출 부진에 대응해 수출 프로세스를 개선했고 실적 반등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현재 일본에 편중된 수출 국가를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다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고 있는 만성폐쇄성 폐질환 치료제 ‘YPL-001’의 임상과 기술수출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YPL-001은 천연에서 자생하는 원료를 기반으로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물질이다. 영진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임상 단계가 빠르다.
YPL-001은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2a상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증상이 악화된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안정성 측면에서도 부작용 발생 빈도가 50% 이상 감소하는 효능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2분기에 미국 식품의약국에 임상2b상을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임상 진입과 함께 기술수출도 추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다국적 제약사와 동아에스티를 거치면서 풍부한 글로벌 사업과 기술수출을 추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YPL-001의 기술이전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16년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와 6천억 원대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영진약품이 명실공히 국내 굴지의 제약기업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